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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임성재(25)가 결혼 후 처음 참가하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를 준비하며 아내에게 그린재킷을 선물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덜루스의 TPC슈가로프. 임성재는 거센 바람이 부는 오후 코스로 나가 샷 연습을 하며 힘차게 클럽을 휘둘렀다.
지난달 27일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마치고 휴식 중인 임성재는 나흘 뒤 개막하는 마스터스를 위해 매일 집 근처 골프장으로 나가 샷과 퍼트 연습을 하고 있다.
임성재는 연습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마스터스를 위해 특별하게 준비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그린의 경사가 심한 만큼 일부러 경사가 심한 곳을 찾아 퍼트 연습을 하고 있으며 버디 기회가 많이 나올 만한 6~7m 거리와 롱퍼트 위주로 퍼팅 훈련을 하고 있다. 또 롱아이언과 미들, 쇼트 아이언 등 여러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하며 마스터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재에게 마스터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2020년 처음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해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남은 결혼 선물이 있지 않느냐. 그린재킷이면 좋을 것 같은데”라는 질문에 임성재는 “진짜 꿈의 꿈”이라며 “메이저 대회 중 제일 좋아하는 대회가 마스터스이고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어떤 기분일지 기대도 하면서 항상 꿈을 꾼다. 진짜 욕심이 난다”라고 말하며 아내에게 그린재킷을 선물하고 싶은 속마음을 내보였다.
남자 골프의 시즌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리는 마스터스는 전통과 권위에서 메이저 중의 메이저로 꼽힌다. 모든 선수가 한 번쯤 우승해 그린재킷을 입는 꿈을 꾼다. 임성재는 그 꿈을 아내가 보는 앞에서 이루고 싶어 했다.
결혼 4개월 차에 접어든 임성재에게 아내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그는 “경기하러 갈 때면 ‘파이팅’이라고 응원해준다. 저는 ‘잘 다녀올게’라고 말하는 정도지만,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며 “옆에 내 편이 있다는 게 든든하다. 아무래도 투어를 다니면서 외로울 때가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외로움이라는 것이 없어졌다”라고 결혼 후 달라진 투어 활동에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경기를 끝내고 오면 이야기 나눌 사람도 있고 경기 때나 연습 때 집중도 더 잘 된다”라며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면 화가 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도 아내를 보면 금세 풀린다”라고 고마워했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까다로운 코스만큼 변화무쌍한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선수들은 ‘우승은 신만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오전과 오후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고 화창한 날씨에서 갑자기 비가 내려 코스 컨디션이 달라진다. 수시로 변하는 코스에서 기복 없는 경기를 펼쳐야만 우승을 기대할 수 있다.
임성재는 “마스터스 코스에선 엄청난 장타가 필요한 것 같지는 않지만, 도그레그(좌우로 휘어진) 홀이 많고 그린 주변에 벙커를 비롯해 위험 요소가 많아 정확하게 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버디를 할 수 있는 홀도 많지만, 10번과 11번 그리고 12번홀은 공격적으로 치는 게 애매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한 번 더 정교한 샷컨트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혼자 훈련하며 마스터스 준비를 마친 임성재는 3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임성재가 사는 덜루스에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까지는 자동차로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자택과 대회장까지 가까운 편이어서 아내와 함께 출발한다.
임성재는 “그래도 오거스타는 러프가 길지 않고 티샷하고 나면 세컨드 샷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거리가 많이 남는다. 짧은 거리에서의 그린 공략보다 160~180m 사이의 미들아이언이나 롱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 코스에선 그런 게 잘 섞여 있어서 공략하기에 훨씬 편하고 잘 맞는다”라며 “상황에 따라 선택을 잘하면 충분히 찬스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와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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