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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주전포수 양의지(두산)의 기대감 섞인 발언이다. 반대로 보면 이는 추운 날씨 때문에 투수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베이스캠프인 미국 애리조나주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사실상 마지막 합동훈련을 치렀다. 귀국일인 28일에도 훈련이 예정돼 있지만 실질적인 팀 훈련은 이날이 마지막이다.
대표팀의 애리조나 훈련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애리조나는 2월 평균 기온이 섭씨 20도가 넘는다. 평균 강수일수도 2.8일로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다. 미국 메이저리그 팀은 물론 한국 프로야구팀도 전지훈련지로 선호하는 이유였다. 3년 만에 해외 전지훈련이 재개된 올해에도 무려 6개 팀이 애리조나행 비행기를 탔다.
WBC 대회를 준비하는 야구대표팀이 이동과 시차 적응의 부담에도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진행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미국에 기상 이변이 몰아치면서 대표팀이 직격탄을 맞았다.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한 애리조나주 투손의 날씨는 예년보다 훨씬 추웠다. 낮 기온이 섭씨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았다.
타자들은 그나마 실내연습장 등에서 타격 연습을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문제는 투수였다. 보통 투수들은 따뜻한 날씨에서 단계별로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 캐치볼과 불펜, 실전연습 투구를 거쳐 연습 경기에서 실전 투구를 소화한다.
여기에 비까지 내려다보니 현지시간 26일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연습경기가 취소됐다. 날씨 때문에 훈련 기간 두 차례나 연습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대표팀 입장에선 WBC 대회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연습경기를 못 치른다는 것은 타격이 크다. 투수들 상당수가 제구 난조와 구위 저하에 시달리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제 대표팀이 더는 애리조나에 머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양의지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투수들 구위는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귀국 후 실내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하고 일본으로 넘어가면 분명히 몸 상태가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영의 말대로 대표팀은 돔구장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한다. 최소한 날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대표팀은 3월 1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계속 돔구장에서 훈련과 평가전을 소화한다.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3일 SSG 랜더스와 마지막 연습 경기를 치른다.
이후 일본으로 넘어가 6∼7일 일본 프로야구팀 오릭스 버펄로스, 한신 타이거스를 상대로 WBC 공식 평가전을 갖게 된다. 일본에서 열리는 두 차례 평가전은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다.
평가전 일정을 모두 마치면 9일부터 WBC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국, 일본, 호주, 중국, 체코가 경쟁하는 B조 본선 1라운드도 역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당초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타선과 투수 보직을 정하겠다고 했던 이강철 감독은 당초 계획을 바꿔 SSG와 연습경기는 물론 일본 프로야구팀과 평가전까지 지켜본 뒤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상황은 어렵지만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양의지는 “선수들은 부담 없이 재밌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며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제대회는 경기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며 “대회 때까지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