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당구 PBA는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최고상인 국무총리 대상을 받았다. 출범한지 4년밖에 안된 프로스포츠 단체가 이룬 기적같은 성과였다. 대회마다 획기적인 스포츠 마케팅과 이벤트 등 스포츠 서비스업 활성화와 시장 확대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PBA 돌풍의 중심에는 장상진(55) PBA 부총재가 있다. 박인비 등이 속한 스포츠마케팅 전문회사와 경영그룹 대표인 장상진 부총재는 당구를 ‘음지의 놀이’에서 ‘프로스포츠의 핫한 아이콘’으로 바꾼 일등공신이다.
장상진 부총재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프로당구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2019년 6월 프로당구 PBA가 처음 출범하자 많은 사람은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당구가 프로스포츠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높았다. 일단 종목 자체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기득권을 주장한 기존 당구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당구의 프로화 선례가 없었다.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길이었다. 그렇게 불안요소를 안고 PBA는 출발했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해 1년 6개월 정도 자체적으로 스터디를 했다. 그 결과 성공한 프로스포츠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저변, 경기장, 미디어, 후원사, 그리고 마케팅이었다. 한국에서 보니까 그 조건을 모두 갖춘 종목이 바로 당구였다. 성인 남성이라면 큐 한 번 잡아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당구장 숫자가 2만개 이상 된다. PBA 출범 이전에 이미 당구 전문 채널도 있었다. 여기에 우리가 잘하는 마케팅 능력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물론 출발이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당구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후원사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역시 장상진 부총재가 팔을 걷어붙였다. 골프 마케팅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기업을 찾아가 직접 설득에 나섰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인연도 총동원했다. 심지어 마케팅 효과가 없다면 돈을 받지 않겠다고 큰소리쳤다. 웰컴저축은행, SK렌터카, NH농협카드, 하나카드, 블루원리조트, 크라운해태, 휴온스, TS트릴리온 등의 기업들이 그렇게 PBA와 손을 잡았다. 이들 기업은 지금까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PBA는 더 넓은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스포츠로 발돋움하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 PBA는 해외에서 공식적으로 대회를 치르거나 홍보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입소문을 타고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캄보디아 출신으로 이주 여성 성공스토리를 쓴 스롱 피아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베트남 출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베트남에서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PBA는 그동안 해외 진출이 여의찮았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이었다. 하지만 2023년을 계기로 본격적인 해외 무대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4년이 PBA를 뿌리내리고 터를 닦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4년은 리그의 본격적인 국제화라는 목표를 세웠다.
“PBA는 출범 당시부터 글로벌 투어를 지향했다. 지금 베트남 선수들이 투어에 많이 참가하고 있다. 새로운 시즌에는 베트남에서 1차적으로 해외 투어를 시작할 계획이다. 골프에 나라마다 투어가 있는 것처럼 당구도 베트남에 로컬 PBA 투어를 만들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유럽과 남미에도 PBA투어를 정착시켜 각 나라 투어마다 교류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