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 김혜수, 오해·비난도 감수하는 중전의 품격

  • 등록 2022-11-06 오전 9:00:25

    수정 2022-11-06 오전 9:00:25

tvN ‘슈룹’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중전 김혜수의 품격이 빛났다.

5일 방송한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 7회에서는 모두를 속여 세자빈(한동희 분)과 원손을 지킨 담대한 계획부터 경합 형식의 택현을 성사시킨 승부사 기질까지 밀려드는 파도를 이용하는 중전 화령(김혜수 분)의 지혜와 기백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먼저 세자의 죽음을 화령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택현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대비(김해숙 분)와 대신들의 움직임이 궐 내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특히 세자를 비밀리에 치료해온 중궁전을 외부 약재를 허락한 배후로 지목해 화령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외부 약재가 세자의 사인으로 판명나고 화령의 한탄이 추국장에 퍼지자 대비와 영의정(김의성 분)은 자신들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 순간 화령은 외부 약재를 세자빈으로부터 받았다고 고백, 사건의 새 국면을 열었다. 용의선상에 오른 세자빈이 순식간에 지아비를 죽인 죄인이 되고 만 것. 화령과 세자빈 사이 곪은 갈등이 있었던 것 같은 불편한 기류마저 느껴졌다.

화령의 돌발 행보는 어둠이 깔린 늦은 밤에도 계속됐다. 대비를 무작정 찾아가 20년 전 태인세자의 죽음의 비밀을 들먹이며 압박하고 영의정도 소환해 삼자대면에 나섰다. 택현을 허용하는 대신 세자빈과 원손의 폐서인을 제안, 대군들이 세자가 되지 못할 시에는 스스로 물러나겠다며 중전의 자리까지 내걸었다.

대비와 영의정은 사지에 몰린 화령이 무리수를 던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를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궁 밖에서 원손을 제거하기는 더 쉽고 자질 부족한 대군들보다 뛰어나고 뒷배도 좋은 의성군(강찬희 분)을 제왕의 자리에 앉히기란 따놓은 당상이기 때문. 이 결과 세자빈은 세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죄로 폐서인이 되어 원손과 함께 궐에서 추방당했다. 궐 안 사람들은 자리보전을 위해 세자의 가족을 낭떠러지로 밀어 넣은 중전의 독기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는 출궁하길 바라던 세자빈의 청을 들어주기 위한 화령의 치밀한 계획이었다. 유배지가 아닌 어느 안가에 들어선 세자빈과 원손 앞에는 이들을 따스한 미소로 맞이하는 화령이 서 있었다. 설사 내막을 모르는 이들이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하더라도 죽은 세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든 비난을 감수한 화령의 크나큰 희생이 빛난 대목이었다.

과연 화령의 큰 그림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지는 터. 여기에는 상대의 수를 읽고 한 수 더 내다보는 심리전이 깔려있었다. 먼저 화령은 ‘외부 약재 사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폐비 윤씨(서이숙 분)를 만나러 간 사실을 밝히겠다’는 대비의 협박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화령을 역모로 엮을 수 있는 패이지만 만난 연유를 파고든다면 도리어 본인에게 화가 미칠 것이란 걸 대비가 모를 리 없기 때문.

옥에 갇힌 권의관(김재범 분)과의 은밀한 접선 시도도 상대의 경계심을 은연중에 낮추려는 의도적인 행동이었다. 외부 약재 사용의 배후로 중전이 지목됐음에도 순순히 시인하는 모습은 마치 벼랑 끝으로 몰려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여졌다.

뿐만 아니라 열등감을 자극해 이득을 취하는 대비와 달리 상처를 위로하는 화령의 방식은 택현을 극구 반대하던 이호(최원영 분)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호는 자식들을 믿고 중전의 자리를 내걸겠다는 진심까지 확인, 택현을 경합의 방식으로 윤허했다. 20년 전 ‘가장 현명하고 어진 자를 고른다’라는 명분으로 대신들 손에 왕이 됐지만 자신의 힘으로 태평성대를 일구고 그 본질을 제대로 실현코자 하는 이호의 자태는 분명 현명하고 어진 임금 그 자체였다.

과연 누가 택현의 우승자가 되어 왕세자의 자리를 거머쥘지, 왕자들의 전쟁은 6일(일) 밤 9시 10분 tvN 토일드라마 ‘슈룹’ 8회에서 시작된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슈룹’ 7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9.6%, 최고 11.2%를 기록했고 전국 가구 기준 평균 9.4%, 최고 11.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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