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공항에서 차를 타고 서부관광도로를 이용해 약 30km 정도 달리면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자연 그대로의 제주 보존’이라는 컨셉으로 지어진 이 골프장은 지형변화를 최소화하고 원시림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건축설계로 가장 자연스러운 제주의 모습을 살렸다는 평가를 듣는다.
입구를 따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클럽하우스는 제주도 전통가옥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다. 멀리서 보면 마치 제주의 나지막한 오름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클럽하우스 안으로 들어서면 밖에서 봤던 풍경과 또다른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피아노를 연주하는 ‘테디베어’다. 아무리 바빠도 그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해 추억의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싶게 한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도 눈길을 끈다. 설계가 해럴드 톰슨은 ‘자연은 가장 큰 인테리어’라는 주제로 디자인했다. 인공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 속에서 호흡하는 듯한 느낌이 포근함과 안락함을 전해준다.
2007년 9월 문을 연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는 평균 해발고도 190m에 숲이 울창한 곶자왈 지대에 자리해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코스 어느 곳에서도 해발 395m의 산방산이 훤히 보이고 용암이 형성해 놓은 공기통로와 요철형의 지형적 특성으로 같은 곶자왈 내에서도 다른 기후환경이 형성돼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함께 관찰되는 독특한 제주 생태계를 감상할 수 있다.
사계절 다른 멋이 있지만,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를 지금 가봐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오버 시딩 작업을 끝내 양탄자 같은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운 페어웨이에서 라운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골프장은 18홀 코스에 버뮤다 그라스(Bumuda Grass) 잔디를 기본으로 식재했다. 버뮤다 그라스 품종은 난지형 잔디로 추운 겨울이면 휴면에 들어가야 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테디밸리는 매년 가을마다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추운 날씨에 강한 라이 그라스(Rye Grass) 품종을 오버 시딩(over seeding·덧파종)해 연중 변함없는 최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메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잔디 관리 방식과 동일하다.
올해는 지난 9월 13일부터 22일까지 영업을 중단하고 오버 시딩 작업을 진행했다. 손님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9월에 열흘이나 영업을 하지 않고 겨울을 준비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작업 비용만 2억원 이상이 들었고, 잔디가 완전히 활착하기까지는 섬세한 관리도 필요하다.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홀은 파4, 7번홀이다. 핸디캡 1의 고난도 홀로 티샷 랜딩 지점 좌우로 곶자왈 지대가 펼쳐져 있다. 페어웨이 공략 지점은 넓은 편이지만, 그린 앞에 2개의 벙커가 있고 공이 그린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온그린에 신경을 써야 하는 홀이다.
워터벙커와 샌드벙커의 조화를 이룬 15번홀도 라운드의 재미를 더한다.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렉 타입으로 핸디캡에 따라 난이도 차가 큰 홀이다.
18홀의 라운드를 끝내고 돌아서면 특별한 보너스가 기다리고 있다. 18홀 라운드의 아쉬움을 달래 줄 ‘19번홀’이다. 테디밸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으로 이 골프장을 찾은 골퍼들에게 주는 선물 같다.
파3의 이 홀은 ‘기부자 홀’(Doni’s Hole)로 지정돼 일정액을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8홀의 아쉬움을 달래고 나눔의 보람까지 느낄 수 있어 라운드의 마무리를 훈훈하게 한다.
골프장은 골퍼가 낸 이용요금에 그만큼의 금액을 더해 제주도 내 교육 및 의료, 환경단체의 자선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