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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등에서 통산 35승을 기록한 베테랑 안선주(35)가 KLPGA 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1라운드에서 혀를 내둘렀다. 이번 대회가 개최된 강원도 춘천시의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의 코스 난이도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얘기다.
25일 열린 한화 클래식 1라운드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120명 중 7명에 불과했다. 이븐파로 범위를 넓혀도 11명에 그친다. 이븐파를 기록한 박현경(22과 안선주(35)가 “이븐파도 감사한 스코어”라고 말한 이유다.
주최 측은 메이저 대회다운 변별력을 주기 위해 한 달 동안 러프를 80mm까지 길렀다. 러프에 들어가면 잔디가 발목까지 올라올 정도로 길었고, 이 때문에 공을 한 번 찾으려면 주위의 모든 인원이 총동원돼야 했다. 주최 측은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볼 위치를 확인해주는 포어 캐디를 무려 40곳에 배치했다. 일반 대회의 3~4배 정도의 인력이다. 페어웨이 폭도 15~16야드(최대 14.6m)로 다른 대회들보다 확연히 좁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이다연(25)이 19언더파 269타로 이 대회 4라운드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기 때문에 안 그래도 어려운 코스 난이도를 대폭 높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홀도 쉬어갈 수 있는 홀이 없다. 그나마 원온이 가능한 짧은 거리(330야드)로 세팅된 10번홀(파4)도 그린 앞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완벽한 ‘찬스 홀’이라고 할 수 없었다.
코스를 한 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말에 “무섭다”고 답한 박현경은 “하반기 들어 샷 감이 좋아지고 있어 안전하게 플레이하는 것에 집중하겠다. 타수를 아예 안 잃을 수 없으니 덜 잃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밝혔다.
베테랑 안선주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번갈아 기록해 이븐파를 적어냈다. 그는 “잘 치면 확실한 보상을 받고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잃는 것이 많다. 매 샷에 집중해야 하는 머리 아픈 코스”라며 “이제 1라운드가 끝난 것이기 때문에 우승 스코어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잔디 상태라면 나흘 동안 언더파만 기록해도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은희는 “오늘 비가 와서 러프가 더 질겨져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다”며 “잘 치는 걸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막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지은희는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5개, 더블보기 2개를 쏟아내 6오버파 78타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올해 신인인 유서연(19)은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로 리더보드 가장 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서연은 올해 페어웨이 안착률 2위(80.99%)로 안정적인 드라이브 샷을 자랑하는데, 페어웨이가 좁디 좁은 이번 대회와 잘 맞아 떨어졌다. 이날 유서연은 14번의 티 샷 중 두 번만 페어웨이를 놓쳤다. 그중 한 번은 A 러프로 갔고 한 번만 긴 러프에 빠졌다.
유서연은 “페어웨이가 좁은 곳이어서 페어웨이만 지킨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은 것이 도움이 됐다”며 “이번 대회에 나오기 전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특히 더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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