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발라드·영탁 댄스… 트롯 안 부르는 트롯맨들

트롯 열풍 주역들, 脫트롯 가속화
중장년 팬층 탄탄… 트롯 아니어도 OK
젊은층도 공략하려면 장르 한계 넘어야
  • 등록 2022-07-06 오전 5:00:26

    수정 2022-07-06 오전 7:45:54

왼쪽부터 김호중, 임영웅, 영탁(사진=각 소속사)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임영웅, 김호중, 영탁 등 트롯 열풍의 주역들이 트롯 신곡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트롯계의 상징과도 같은 가수들이지만 트롯 대신 발라드, 댄스, 클래식 등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임영웅은 2020년 방송된 TV조선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서 1등 격인 진(眞)을 차지하며 트롯 대세로 떠올랐다. 방송이 끝난 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임영웅은 트롯 가수 중 단연 최고 인기 스타다. 18만명에 육박하는 팬덤 영웅시대의 지지를 받으며 대한민국 트롯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트롯 가수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임영웅이지만 그가 지난 5월 발매한 첫 정규앨범 ‘아임 히어로’의 타이틀곡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트롯이 아닌 발라드 장르의 곡이었다. 곡 작업도 그동안 호흡을 맞춰온 트롯 작곡가가 아닌 싱어송라이터 이적이 작사·작곡을 맡아 화제가 됐다. 이 밖에도 임영웅의 첫 정규앨범에는 팝, 힙합, 댄스, 포크, 트롯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이 담겼다.

영탁은 지난 4일 17년 만의 첫 정규앨범 ‘MMM’을 발매했다. ‘찐이야’, ‘막걸리 한잔’ 등 흥겨운 트롯으로 음원차트를 섭렵했던 영탁인 만큼, 이들의 계보를 잇는 댄스 트롯이 앨범에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앨범에는 심포니 록부터 디스코 팝, R&B, 어쿠스틱 팝, 재즈 발라드까지 비(非)트롯 장르의 곡이 다수 담겼다. 심지어 타이틀곡 ‘신사답게’는 펑키 댄스 장르의 곡이다. 영탁표 댄스 트롯을 기대했던 이들에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법한 장르다.

군 대체 복무를 마치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김호중은 발라드 곡과 클래식 앨범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달 18일 발라드곡 ‘빛이 나는 사람’을 발표한 김호중은 오는 27일 클래식 정규 2집 ‘파노라마’를 발매할 예정이다. 클래식 앨범에는 정통 성악부터 발라드 성향의 크로스오버, 라틴 음악 등 클래식을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16곡이 수록됐다. 클래식 앨범인 만큼 트롯 장르의 곡은 수록되지 않는다.

이 밖에도 ‘미스터트롯’, MBN ‘헬로트로트’에서 이름을 알린 하동근은 왈츠풍의 발라드곡 ‘차라리 웃고 살지요’를 발표했다.

왈츠풍 발라드곡 ‘차라리 웃고 살지요’를 발매한 트롯 가수 하동근(사진=유니콘비세븐)
김 문화평론가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임영웅, 영탁, 김호중의 경우 트롯 열풍에 힘입어 두터운 중장년 팬층을 거느린 가수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트롯이 아니어도 이들의 음악을 들어줄 팬들이 충분히 있고, 대중적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트롯보다 발라드, 댄스 장르가 이점이 있다는 측면에서 이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음악 스펙트럼을 넓혀야 롱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탈’ 트롯의 가속화를 초래하고 있다. 트롯 가수를 매니지먼트 하고 있는 가요계 한 관계자는 “트롯 열풍의 힘이 점점 빠지고 있고, 행사가 아닌 공연형 가수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야 한다”며 “특히 젊은층까지 공략하기 위해선 트롯이란 장르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가수가 바로 임영웅이다. 임영웅의 신곡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음원차트에서 BTS와 1위를 다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호중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트롯이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롯을 비롯해 발라드, 성악, 라틴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 음악 스펙트럼을 넓히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하동근도 “이번엔 왈츠풍 발라드를 선보였는데, 다음 앨범에선 신명나는 트롯도 선보일 것”이라며 다양한 음악색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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