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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을 일궈낸 장희민(20)을 지도하는 최현 코치의 말이다. 장희민의 우승 인터뷰를 뒤에서 흐뭇하게 보고 있던 최현 코치는 “잘할 줄 알았다”며 어린 제자의 우승을 함께 기뻐했다.
장희민은 15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를 엮어 1타를 줄여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김민규(21), 이상희(30)를 4타 차로 여유있게 따돌린 그는 코리안투어 데뷔 2개 대회 만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장희민이 이번 대회에서 존재감을 나타낸 건 14일 3라운드부터였다. 초속 10m의 강풍이 부는 가운데 2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뛰어오른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도 경쟁자들이 줄줄이 타수를 잃는 가운데 흔들리지 않고 우승을 지켜냈다.
2016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그는 2017년 프로로 전향하는 나이 제한이 없는 영국으로 떠나 3년을 유로프로투어(DP월드투어 3부투어)에서 뛰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골프를 그만둘 생각이었다. 골프가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고 ‘골프에 소질이 없다’고 좌절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소개로 최현 코치를 만났다. 임성재(24)의 스윙 코치로도 유명한 최현 코치는 당시 장희민을 “장비, 용모, 태도 등 다 미숙했다”고 회상했다.
최현 코치는 “(장)희민이의 가장 큰 장점은 몰입하는 것과 꿈을 위해 모든 삶을 그 꿈에 녹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임성재가 한국에 6주 동안 머물면서 장희민, 최현 코치와 함께 생활한 것도 장희민에게는 많은 도움이 됐다. 이번 대회 연습 라운드에서도 임성재와 라운드를 했고,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오른 후에는 임성재에게 응원 전화도 받았다고 한다. 장희민은 “성재 형의 기운을 받은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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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홀(파4)에서는 티 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나 레이업을 할 수밖에 없었고, 홀까지 111m 거리에서 세 번째 샷을 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 세 번째 샷을 홀 1m 옆에 떨궈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내내 긴장한 표정이었던 장희민은 그제서야 안도의 미소를 보였다.
승부처로 16번홀 버디를 꼽은 장희민은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그 홀에서 어렵게 플레이를 했다”고 떠올렸다. 15번홀에서 9m 거리의 훅 라인 버디에 대해서는 “어려운 퍼트였지만 워낙 그런 어려운 라인의 롱 퍼트 연습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장희민은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 순위에서 단숨에 2위에 올랐고 신인상 포인트에서는 1위로 나섰다. 그는 “올해 시드 유지를 잘하고 외국 투어에도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현 코치는 “희민이가 1부투어에 오니까 더 잘한다. 오늘 우승도 운이 아니라고 본다”며 제자의 앞날이 더 밝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