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벨벳(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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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T 127(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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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한양대 실용음악학과 겸임교수] 꼭 10년 전이었다. ‘SM의 전설’ 보아와 강타는 2012년 음악과 퍼포먼스로 하나 되는 가상국가를 선언했다. 마치 올림픽 선수들이 입장하듯 팻말을 들고 “뮤직네이션 SM타운의 탄생을 선포합니다”라며 30여개국 팬들에게 인사했다.
10년이 지난 올해 SM타운은 온라인으로 전 세계 팬들을 만났다. 1월 1일 열린 ‘SM타운 라이브 2022 : SMCU 익스프레스@광야’를 통해서다. SM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해 5시간 동안 펼쳐진 공연으로 뮤직네이션을 메타버스에서 역동적으로 확장시켰다.
공연은 SM의 세계를 횡단하는 기차의 기장처럼 등장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직접 ‘광야’(KWANGYA)의 세계관을 설명하며 시작됐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SMCU(SM Culture Universe)를 이수만의 목소리로 직접 드러내 보인 것이다. 그는 SMCU를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각 아티스트들의 세계관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광야’에 대해선 “각 팀의 ‘메타버셜 오리진 스토리’가 융합되고 공존하는 초월적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공연은 아티스트 각자의 세계가 ‘광야’에서 교차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SMCU의 출격을 알렸던 그룹 에스파의 ‘블랙맘바’, 카이의 ‘음’ 등 그동안 ‘광야’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던 무대들이 펼쳐졌다. 우주를 날아가는 기차 영상을 비롯해 기차 내부에서 함께 또 따로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의 모습이 곡 사이사이 배치돼 ‘광야’를 가시화하고자 했다. 또 가수들이 인사말에 ‘광야’를 언급하게 하며 하나의 SMCU를 구현하고자 했다.
| 에스파(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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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T 드림(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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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더비트(사진=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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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를 시작으로 에스파, NCT 드림, NCT 127, 레드벨벳, 웨이브이, 슈퍼주니어, 보아, 강타, 효연, 카이, 키, 민호, 조이, 온유 등 SM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유노윤호의 ‘땡큐’와 함께 느와르 영화처럼 시작된 가수들의 연결된 세계관도 눈길을 끌었다. 유노윤호를 차로 데리러 온 민호의 ‘하트브레이크’에 이어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보아의 ‘우먼’, 카이의 ‘피치스’, 키의 ‘배드 러브’, 최강창민의 ‘피버’가 연결됐다. 이어 ‘걸스온탑@광야’는 SMCU에 기반한 새로운 GOT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보아, 소녀시대 태연·효연, 레드벨벳 슬기·웬디, 에스파 카리나·윈터 등으로 구성된 유닛 갓더비트는 ‘스텝 백’을 선보이며 여자가수들의 파워풀한 연대감을 드러냈다.
기존 공연의 틀을 깬 새로운 시도 또한 눈길을 끌었다. 공연은 소속 가수들의 새해 인사로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퍼스널 쇼퍼’ 신동과 이특의 진행으로 각종 굿즈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효연이 제한된 시간 안에 화장품을 소개하는 등 마치 SMCU 안에서 생활하는 듯한 구성이 포함돼 있었다. 본 공연 못지않게 화려했던 DJ 애프터파티는 효연, 레이든 등의 열정적인 디제잉 속 1시간 넘게 펼쳐졌고, 참가자들은 메타버스로도 함께 음악을 즐겼다.
고래가 날아다니고 아메바가 노니는 우주 속 아바타들의 흥겨운 어깻짓을 담은 마무리는 SMCU 주인공 자리를 팬들에게 내어주는 것만 같았다. 콘텐츠 세계관이 무대 밖에서도 계속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팬들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