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손잡고 귀환한 'SNL 코리아', 추억 재생과 아쉬움 [스타in 포커스]

2017년 시즌 9 이후 4년 만에 쿠팡 오리지널 재탄생
크루 겸 제작자 신동엽, 삼고초려 섭외력 빛나
이병헌과 오랜 우정 바탕 브로맨스…19금 코미디 강화
옅어진 풍자 코드…이전 논란들 의식했나 아쉬움도
  • 등록 2021-09-07 오전 12:00:34

    수정 2021-09-07 오전 12:00:34

(사진=쿠팡플레이)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공개 코미디의 한 획을 그은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가 역대급 첫 게스트 이병헌과 함께 정겨운 패러디와 섹시 코드, 고품격 웃음을 장착한 채 4년 만에 화려한 부활의 서막을 열었다.

다시 돌아온 ‘SNL 코리아’는 공개 전부터 팬들의 향수와 기대를 자극하며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기존의 tvN 방송사 대신 유통업계 공룡인 쿠팡의 자사 OTT 쿠팡플레이가 처음 선보이는 오리지널 코미디쇼로 새롭게 탄생한데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제작사로 유명한 에이스토리가 제작을 맡았기 때문이다. ‘SNL 코리아’의 상징과도 같은 신동엽과 안영미, 권혁수, 정상훈, 정이랑 등 원년 멤버들의 귀환, 신선함을 가득 채울 뉴페이스 라인업도 반가움을 자아냈다. 특히 역대급 게스트로 첫 포문을 연 톱배우 이병헌의 섭외 소식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제대로 자극했다.

지난 4일 베일을 벗은 첫방송은 예상대로 많은 시청자들의 추억과 B급 감성을 두드리는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 톱배우의 명예를 내려놓고 병맛의 정수를 보여준 이병헌의 도전, 그와 오랜 우정을 바탕으로 차진 케미를 보여준 베테랑 신동엽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원년 멤버들의 든든한 서포트를 뒷배로 이수지, 차청화, 정혁, 레드벨벳 웬디 등 뉴페이스들도 성공적인 크루 신고식을 치렀다는 반응이다.

(사진=쿠팡플레이)
제작자 신동엽 섭외력 빛났다…19금 코미디·브로맨스 웃음

NBC에서 40년째 방영 중인 간판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으로부터 포맷 라이선스를 받아 한국에 상륙한 ‘SNL 코리아’는 tvN에서 2011년 첫 방송을 시작해 시즌9까지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원조부터 한국판 리메이크를 관통하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콩트와 B급 감성, 유머, 섹시, 사회 정치 풍자다. 매주 한 명의 호스트가 찾아오며 이 호스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콩트 콘텐츠가 펼쳐진다. 호스트와 함께 배우, 가수, 모델, 성우,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고정 크루들이 콩트 곳곳을 채우는 방식이다.

2017년 시즌9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올해 SNL 판권을 보유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그룹의 NBC 유니버설과 제작 계약을 체결해 쿠팡플레이 오리지널로 다시 부활했다.

쿠팡으로 돌아온 ‘SNL 코리아’는 처음부터 19세 이상 시청자 등급을 분류해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를 설명해주듯 첫방송에서는 이전 시즌들보다 훨씬 과감해진 ‘섹시 코미디’를 보여줬다.

(사진=쿠팡플레이)
역대급 게스트 이병헌의 섭외 비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병헌의 섭외는 신동엽의 삼고초려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SNL 코리아’의 간판 크루로 활약한 신동엽은 이번엔 제작자로도 직접 참여했다. 첫 회 게스트를 이병헌으로 정하는 과정부터 하지원, 조정석 등 후속 호화 라인업을 성사시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 그의 공이 컸다는 의미다.

첫회 오프닝에서 이병헌은 “본업이 영화고, 개봉할 영화가 3개나 있음에도 영화에 대한 기사보다 ‘SNL’에 출연한다는 기사에 대한 반응이 크다”는 농담과 함께 “신동엽이 우리 집에 와서 밤 새도록 ‘이거는 꼭 출연을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털어놨다.

이병헌은 “나는 사실 이런 무대에서 굉장히 긴장을 잘 하는 편이라 끝까지 미안하다고 했는데 새벽 3시 쯤인가 (신동엽이) 눈물을 (보이더라)”라며 “사실 나와 신동엽이 굉장히 오랜 친구다. 굉장히 다른 색을 보이는 친구지만. 묘한 시너지도 있을 것 같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와의 각별한 우정을 과시했다.

이병헌은 과거 일본 팬미팅에서 화제가 돼 송진우의 패러디까지 낳은 ‘건치 댄스‘부터 드라마 ’아이리스‘의 한 장면으로 탄생한 화제의 밈 등을 여과 없이 콩트로 풀어내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영화 ’내부자들‘과 ’싱글라이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 그의 출연작들을 패러디한 코너들도 유머러스하게 승화해 기대를 충족했다. 한 누리꾼은 “한낱 B급 감성 콩트에서까지 그의 눈빛 연기와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며 “완전히 망가지는 코믹 연기까지 접수한 명실상부 톱배우”라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오랜 세월의 우정과 각자의 연기력이 만난 신동엽과의 ‘브로맨스’ 호흡은 특히 이날 첫방송의 백미였다. 안영미, 신동엽과 함께한 ‘19금’ 코미디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진=쿠팡플레이)
옅어진 풍자 코드…“신랄, 기발함 사라져” 아쉬움도

다만 전보다 옅어진 사회 풍자 코드로 많은 시청자들이 고대했던 특유의 신랄함과 번뜩이는 기발함은 좀처럼 느낄 수 없었다는 아쉬움도 이어진다. 한 방송 관계자는 “TV 방송 당시 정치 편향성 의혹부터 군인 비하, 남성 비하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어 보이콧을 겪었던 전적을 의식하고 최대한 분열이 일어날 부분들을 배제한 것 같다”고 조심스레 분석했다.

앞서 ‘SNL 코리아’는 과거 고정 코너였던 ‘여의도 텔레토비’가 처음엔 정치 풍자 코드로 호응을 얻다가 이후 다소 특정 정치색에 편향된 기조로 콘텐츠를 만든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바 있다. 이후엔 아이돌 성상품화 등 선정성 논란으로 수차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받는가 하면, 군인들을 비하하는 ‘군무새’라는 용어를 유머로 활용하고 남성들을 깎아내렸다는 논란으로 보이콧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과거엔 플랫폼이 TV였어서 심의 등 많은 부분이 제약으로 다가왔다면 이번엔 OTT가 무대인 만큼 좀 더 과감한 도전을 펼쳤어도 좋았을 것이란 반응이다.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첫방송에 처음부터 호스트가 중심인 콘텐츠라 어쩔 수 없이 따르는 한계도 있겠지만, 차청화, 이수지, 김민수, 웬디, 정혁, 김상협, 주현영, 이소진 등 뉴페이스로 영입한 새 크루들의 매력을 느낄 코너들이 많이 없었다는 쓴소리도 있었다.

한편 ‘SNL 코리아’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에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2화 게스트는 하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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