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소고기 먹자' 고향팬 응원에 우승으로 보답..임희정 통산 4승

국민쉼터 하이원여자오픈 최종 11언더파 우승
2019년 데뷔 첫 승 올린 장소에서 2년 만에 다시 정상
강원 태백 출신..고향팬들 현수막 걸고 열띤 응원
박민지, 오지현, 김재희, 허다빈 10언더파 공동 2위
  • 등록 2021-08-23 오전 12:01:00

    수정 2021-08-23 오전 12:01:00

22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국민쉼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22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한 임희정이 동료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우승하고 소고기 먹자.’

강원도 태백이 고향인 임희정(21)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하이원 컨트리클럽의 길목에 가득했다.

2019년 데뷔한 임희정은 그해 8월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첫 승을 올렸다. 그 뒤 9월 올포유 챔피언십과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3승을 거둬 단숨에 투어의 강자로 우뚝 섰다.

언제든 투어의 일인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년 차던 지난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7개 대회에 참가해 전 경기 컷을 통과하며 강자의 모습을 이어갔지만, 우승 없이 시즌을 끝냈다.

1년 9개월 넘게 3승에 머물러 있던 임희정은 2년 만에 첫 우승을 안긴 하이원 컨트리클럽을 찾았다. 고향 태백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떨어진 곳으로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골프장을 찾지 못하는 고향팬들은 임희정의 부활을 기대하는 현수막으로 응원을 대신했다.

임희정이 응원에 보답했다. 22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국민쉼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쳐 ‘대세’ 박민지(23)와 오지현(25), 김재희(20), 허다빈(23·이상 10언더파 278타)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렸다. 1년 10개월 만에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이자 시즌 첫 우승이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열리지 못해 2년 만에 재개된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까지 성공, 기쁨을 두 배로 늘렸다.

3타 차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임희정은 경기 초반 2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4번홀(파5)을 시작으로 6번과 8번홀(이상 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 추격에 속도를 냈다.

단독 선두로 출발한 이가영이 달아나지 못한 것도 임희정의 역전에 도움을 줬다. 이가영은 전반 9개 홀 동안 버디 없이 보기만 1개 적어냈다.

선두 그룹이 치고 나가지 못하는 사이 11번홀(파5)에서 이날 4번째 버디를 잡아낸 임희정은 처음으로 공동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13번홀(파4)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하며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반기에만 6승을 거둔 박민지와 이달 초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3년여 만에 우승을 차지한 오지현 그리고 신인으로 첫 승을 노린 김재희의 추격이 있었지만, 임희정은 마지막까지 타수를 지켜내며 1타 차 우승을 지켜냈다.

2년 전 데뷔 첫 승을 올린 장소에서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임희정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해 했다. 그는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데뷔 첫해 3승 하고 나서 또 우승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동안 힘든 시간을 가졌지만, 처음 우승했던 장소에서 4번째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는 4번째 우승이었다”며 “신인 때 생각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서 그런지 2년 차 때 좀 해이해졌던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걸 다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우승상금 1억4400만원을 받은 임희정은 상금랭킹 6위에서 4위(4억7728만2619원)로 2계단 상승했다.

시즌 7승 사냥에 나선 박민지는 공동 2위에 올라 시즌 상금 12억원을 돌파했다. 5600만원의 상금을 추가한 박민지는 12억4710만7500원으로 2위 박현경(5억2494만6953원)과 격차를 7억원 이상으로 더 벌렸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려 데뷔 3년 만에 첫 우승을 노렸던 이가영(21)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공동 6위(8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쳤다.

임희정.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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