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준 “파4 홀인원은 처음…평생 잊지 못할 큰 선물 받았다”

  • 등록 2021-03-26 오전 12:00:05

    수정 2021-03-26 오전 12:00:05

문경준. (사진=문경준)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파4 홀인원(알바트로스)을 한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25일(한국시간) 유러피언투어 케냐 사바나 클래식(총상금 100만유로) 2라운드가 열린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의 카렌 컨트리클럽(파71). 343야드의 짧은 파4인 7번홀에서 문경준(38)이 ‘기적의 파4 홀인원’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홀인원의 확률은 1만2000분의 1, 알바트로스는 200만분의 1로 알려져 있다. 파4 홀에서 한 번의 샷으로 홀을 마무리하는 알바트로스는 파5홀에서 두 번째 샷을 성공시키는 것보다 더 어려운 진기록이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골프를 20년 가까이 쳤지만 파4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건 처음”이라며 “가족과 오랜 시간 떨어져 있고 케냐에 온 뒤 골프가 잘 풀리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파4 홀인원을 해 기쁜 마음으로 이번 대회를 마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열린 카렌 컨트리클럽은 해발 1700m 고지대에 있어 거리가 일반적인 골프장보다 10% 이상 더 나간다. 문경준 역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 라운드를 치른 뒤 평균 드라이버 거리를 310~330야드로 잡았다.

7번홀이 343야드 밖에 되지 않는 짧은 파4인 만큼 문경준은 둘째 날 그린을 보고 드라이버 샷을 했다. 공은 핀을 향해 똑바로 날아갔고 그린에 올라간 것을 본 문경준은 기분 좋게 이동했다. 그린 주변에 도착했을 때 문경준은 깜짝 놀랐다. 포어 캐디(공이 떨어진 위치를 확인해주는 캐디) 와 17번홀 그린 뒤에서 스코어를 집계하는 관계자들이 티샷이 그대로 들어갔다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기 때문이다.

문경준은 홀에 자신의 공이 있는 걸 확인했고 이번 대회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그는 “홀인원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홀에 공이 있는 걸 봤을 때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번 대회는 유러피언투어 카테고리 16번을 받은 문경준이 올 시즌 치른 세 번째 경기였다. 성적은 아쉬웠다. 그는 이날 진행된 대회 2라운드에서 3오버파 74타를 쳤다. 문경준은 1, 2라운드 합계 4오버파 146타로 컷 탈락했다.

문경준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귀국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1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치르는 유러피언투어 마지막 대회에서 컷 탈락한 건 아쉽다”면서도 “파4 홀인원은 큰 선물이다. 올해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1년을 최고의 한 해로 만들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지금까지 파4 홀인원 기록이 딱 한 번 나왔다. 주인공은 앤드류 매기(미국)다. 그는 2001년 FBR 오픈 1라운드 17번홀에서 홀인원을 성공시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2016년 바하마 클래식에서 장하나(29), 기아 클래식에서 이민지(호주)가 파4 홀인원을 기록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서는 2015년 아프라시아뱅크 모리셔스오픈에서 하비에르 코모도(스페인)가 문경준에 앞서 파4 홀인원을 작성한 바 있다.

문경준. (사진=문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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