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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는 고정 출연진인 배우 임원희가 소개팅녀로 등장한 황소희와 진전 없이 마무리 된 근황을 배우 김희선에게 전하는 모습을 담았다. 김희선의 등장과 임원희의 소개팅 뒷이야기로 시청률이 17.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치솟으며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비난이 많았다. 진정성 논란이 일면서다. 황소희는 지난달 27일 처음 방송에 출연할 당시 영어강사를 준비 중인 비연예인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이내 과거 모델과 배우로 활동한 전적이 누리꾼들을 통해 알려졌고 방송 출연을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해 임원희와 소개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네티즌이 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찾아가 이를 문제 삼자 황소희는 결국 SNS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최근 방송 후에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결국 제작진이나 출연진이나 시청률과 소재 메우기를 위해 작위적인 에피소드들만 남발했을 뿐”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방송을 시작한 ‘미우새’의 소재 고갈 및 무리수 연출과 관련한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방송에서는 개그맨 지석진과 양세찬, 가수 하하가 유튜브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가수 김종국의 복근을 이용해 빨래를 시도하는 모습을 방송에 내보내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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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장수 예능 MBC ‘나 혼자 산다’도 ‘작품 홍보 창구’, ‘인맥 파티의 장’이란 빈축을 사며 주춤하고 있다.
지난 2013년 3월 시작한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담아 비혼 남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하는 취지의 다큐 예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때는 출연진이 혼자 살며 진솔하게 털어놓는 행복과 삶에 대한 고민을 엿보고, 여느 자취생과 다를 바 없이 너저분한 집에서 즐기는 이들의 힐링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묘미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패널로 출연한 연예인들이 대놓고 자기 작품을 홍보하러 나오거나 호화로운 집 인테리어와 고급 취미, 톱스타와의 친분 과시 등으로 채워지면서 초심을 잃었다는 질타를 받았다. 10% 중반대를 기록하던 시청률은 최근 한자릿수인 7%로 떨어지며 ‘위기론’까지 대두했다.
반면 지난 5월과 9월 후발주자로 각각 도전장을 내민 tvN ‘온앤오프’와 카카오TV ‘이효리의 페이스 아이디’ 등은 같은 관찰 형식이지만 차별화된 포맷과 취지로 호응을 얻고 있다. ‘온앤오프’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본업의 나’(ON)와 사회와 거리를 둔 ‘나만 아는 나’(OFF)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신개념 사적 다큐멘터리로 ‘보여주기식 일상’보는 연예인이 사람으로서 지닌 삶의 가치와 소신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았다는 호평이다. ‘페이스 아이디’는 10여분의 짧은 시간에 가장 친숙한 소통 수단인 모바일을 활용해 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 세로형 화면에 비친 연예인의 모습을 중계해줌으로써 신선함과 진솔함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
하재근 평론가는 “장수 예능들이 ‘관찰’ 대신 ‘보여주기’로 변질되는 동안 TV와 유튜브,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차별화된 포맷을 지닌 관찰 예능들이 꾸준히 등장해 호평을 얻으며 정착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진 ‘나 혼자 산다’와 ‘미운 우리 새끼’의 시청률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추세고 어떤 게스트가 출연하느냐에 따라 증감폭도 크다”며 “지금처럼 장수 예능들이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하는 신선함과 만족감을 새 관찰 예능들이 대체하고 있다는 점에서 콘셉트와 방향성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인 대중의 외면을 받고 폐지 수순을 걸을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