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배려와 양보로 해법 찾은 KPGA

  • 등록 2020-07-16 오전 12:00:01

    수정 2020-07-16 오전 8:43:21

18세의 나이로 KPGA 투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주형이 힘차게 티샷하고 있다. (사진=K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시드 유예 규정을 놓고 내분이 일었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극적으로 화합에 성공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어렵게 시즌을 개막한 코리안투어가 파국으로 번지는 게 아닌지 우려가 제기됐으나 선수들 간 양보와 배려로 갈등을 봉합했다.

코리안투어의 투어이사회는 올해 대회 축소에 따라 내년까지 시드를 유예하기로 하는 한시적 규정을 만들어 지난달 말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7개가 열릴 예정이던 대회가 10개로 줄어들자 지난해 성적 기준으로 올해 시드를 받은 70명(이하 시드권자)은 이번 시즌 성적에 상관없이 내년에도 같은 조건으로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시드를 유예해주기로 했다.

규정은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대회를 뛸 수 있도록 하자는 좋은 취지에서 만들어졌으나 오히려 선수들을 두 패로 갈라놨다. 새 규정이 전체 선수(156명)가 아닌 시드권자(70명)에게만 적용되면서 혜택을 받는 선수와 소외된 선수들 간에 대립이 심해졌다.

KPGA 코리안투어는 대회 참가 기준을 시드 순위로 정하고 있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상금왕, 우승자 그리고 시드권자 등의 순서로 대회의 우선 참가자격을 준다. 퀄리파잉 토너먼트(이하 QT)를 거친 선수는 그다음이다. 시드 순위가 높을수록 더 많은 대회에 나갈 수 있고, 한국오픈이나 신한동해오픈 등 아시안투어와 공동으로 열리는 국제대회의 참가 기회도 생긴다. 즉 시드는 선수들에게 ‘보장된 밥줄’인 셈이다.

하위 시드를 받은 QT 출신 선수들이 기대할 수 있는 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다음 시즌 높은 순위의 시드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시드 유예 규정이 생기면서 이 길이 막혔다. 시드 유예 규정이 기존 시드권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적용됐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지난 8일 투어이사회와 QT 출신 대표 선수 20여 명이 모여 긴급회의를 가졌다. QT 출신 선수들은 기존 시드권을 유예하는 대신 QT 출신 선수들에게도 높은 순위의 시드를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첫 번째 회의에선 언성만 높인 채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1차 회의가 불발로 끝나면서 선수들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시즌 개막에 들어간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얼굴을 붉히는 어색한 사이가 됐다. 일부에선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할 바엔 대회에 참가하지 말자는 ‘보이콧’ 얘기도 나왔다.

자칫 시즌 내내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었으나 15일 극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투어이사회가 회의를 소집했고 이날 QT 출신 선수의 의견을 받아들여 규정을 바꿨다. 기존 시드권자의 시드를 유예하되 올해 성적을 반영해 새로운 시드 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또 QT 출신 선수들은 올해 성적에 따라 내년 시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함께 땀 흘리며 경쟁하는 동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파국 위기를 모면했다. QT 출신 선수들도 자신들을 위해 양보한 투어이사회의 결정을 반겼다.

코리안투어는 올해 염원하던 기업인 출신 회장을 영입하면서 기대를 안고 새 출발을 했다. 코로나19라는 난관을 뚫고 새 시즌 개막에도 성공했다. 김주형이라는 새로운 스타까지 탄생해 모처럼 활기찬 투어가 되고 있다. 자칫 코로나19보다 더 큰 위기에 몰릴 뻔 했으나 배려와 양보라는 해법을 찾아 다시 손을 맞잡은 선수들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