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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준 전 판타지오 대표는 지난해말 기자와 만난 인터뷰에서 자신의 구상을 다시 되새겼다. 지난 2013년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를 론칭하면서 ‘방과 후 복불복’이라는 웹 드라마를 선보였고, 웹드라마를 영화 프로모션하듯 극장에서 시사회를 가졌고, 연기와 노래를 같이하는 남성 그룹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세상에 알렸다. 5년전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서프라이즈(서강준, 유일, 공명, 강태오, 이태환) 멤버는 순서대로 점차 두각을 드러냈다. 그 결과 나병준 대표가 이끌던 판타지오는 차은우가 소속된 아스트로, 최유정·김도연 등이 소속된 위키미키 등 연이어 안타를 날렸다.
“2018년에는 여세를 몰아 서프라이즈 2기 격인 ‘서프라이즈 U’를 세계 시장에 약진시킬 생각입니다. 배우 매니지먼트에서 가수 매니지먼트를 접목한 형식으로 국내 타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모델이죠.”
나병준 전 대표는 최근 판타지오의 대주주인 JC그룹의 이사회에서 예고없이 해임 당했다. 지난해말 2018년 사업과 관련돼 인터뷰에 나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던 차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급기야 (사)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회장 손성민, 이하 ‘연매협’)가 판타지오 사태를 계기로 외부자본의 업계 전횡 방지를 위한 법제화에 나선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연매협은 “외부자본의 국내 자본 잠식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라며 “단순히 한 기획사의 문제만으로 치부할 수 없으며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 모두가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나병준 전 대표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펼칠지 고민 중이다. 그가 키워낸 8인조 걸그룹 위키미키는 1월 말 컴백을 예정하고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대주주의 전횡에 따른 문제로 컴백이 미뤄졌다. 위키미키는 녹음과 재킷 촬영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병준 전 대표는 사람과 사람이 일하는 엔터테인먼트업계의 특성상 다시 서는 데 어려움은 없다. 그를 따르는 선후배 매니저가 있고, 그가 키워낸 콘텐츠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엑터 프로듀서’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낸 그의 꿈이 자칫 다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