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론 “위안부 영화, 반드시 해야했던 이야기…난 완벽주의자”(인터뷰)

  • 등록 2017-03-01 오전 12:00:00

    수정 2017-03-01 오전 12:00:00

영화 ‘눈길’ 개봉을 앞둔 김새론(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누군가 반드시 해야되는 이야기였어요. 모든 분들에게 알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아역배우로는 설명이 부족한 배우 김새론의 말이다. 김새론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슬로우파크에서 영화 ‘눈길’(감독 이나정)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책임감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내달 1일 개봉하는 ‘눈길’은 1940년대 일본강제기 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김새론은 또래의 김향기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연기했다. 제37회 반프 월드 미디어 페스티벌 최우수상, 제24회 중국 금계백화장 최우수 작품상 등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을 직접 골랐다. 김새론도 이 작품으로 금계백화장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모든 작품은 부모님, 회사와 상의해서 제가 결정하는 편이지만 ‘눈길’은 특히나 그랬어요. 부모님도 주변의 그 누구도 선뜻 말을 못했어요. 주변에 이끌려서 하면 힘들 수 있으니까 ‘네 마음 가는 대로 해라’고 얘기해주셨죠. 그런 얘기를 듣고 고민도 했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해야 해’란 마음밖에 들지 않았어요.”

김새론이 극중에서 연기한 영애는 위안소로 끌려가기 전까지 곱게 자란 부잣집 막내로 나온다. 학교 선생을 꿈꾸며 일본 유학을 준비하던 중 부친의 독립운동 전력으로 소녀의 꿈은 산산조각난다. 일본군에 저항도 해보지만 연약한 소녀의 몸으론 도무지 손쓸 방도가 없다. 얼굴과 몸에 난 상처는 처참히 짓밟힌, 그 시대를 살다간 소녀들의 비극적 삶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2년전 안방극장에서 먼저 소개됐다. 김새론이 열여섯 살 때다.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작품이었을 텐데 출연과 관련된 얘기들을 성인배우 못지않은 말솜씨로 인터뷰를 이끌었다. 말을 잘 한다는 칭찬에 김새론은 고개를 내젓었다.

“그렇지 않아요. 작품으로 인터뷰를 하게 되면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상해보고 미리 연습을 해둬요. 말할 때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요. 완벽주의적인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김새론은 겸손하게 말하며 웃었지만 철두철미한 성격 덕에 인정받는 배우가 됐다. 천재는 1%의 재능과 99%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말처럼 ‘연기 천재’로 불리는 김새론도 평소 많은 작품을 보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작품의 대본을 구해서 혼자서 연기를 하거나 영화든 드라마 VOD를 틀어놓고 음소거를 해가며 극중 인물과 대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일이 일상이다. 덕분에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사싱식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연기가 싫증난 적은 없는지 궁금했다. 한창 감정의 기복이 심한 나이기도 해서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했지만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싫증이 난 적 없는 것 같아요. 싫증보다는 작품이 끝나면 공허함이 커요. 헛헛한 마음을 채우려고 예전에는 이것저것 배우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그걸로도 해소가 안되게 돼버렸어요. 그럴 때는 오히려 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새론의 말을 들으며 천생 배우란 생각에 웃음이 났다.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일본의 도발이 점점 심해지는 요즘이다. ‘눈길’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쳤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제가 더 위로를 받았던 작품이에요. 작은 관심과 노력이 모이다 보면 큰 힘을 이뤄낼 수 있잖아요. 그래서 피해자 할머니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이런 기회를 통해 위안부 문제나 역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새론(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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