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부' 모비스-KT, 정규시즌 우승이 절실한 이유

  • 등록 2010-03-07 오전 7:27:24

    수정 2010-03-07 오전 7:27:24

▲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왼쪽), 부산 KT 전창진 감독. 사진=KBL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결국 프로농구 정규시즌 1위 자리는 시즌 마지막 날 가려지게 됐다.

정규시즌 경기일정이 겨우 하루 남은 상황에서 울산 모비스와 부산 KT는 39승14패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모비스와 KT 두 팀 모두 이미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때문에 정규시즌 우승의 의미는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기에도 1위와 2위의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정규시즌 우승은 분명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자신감이라는 무형적 소득을 얻은 채 플레이오프에 임할 수 있다. 대진상으로도 근소하게 유리하다. 역대 프로농구 13시즌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팀이 최종 우승까지 이어진 경우는 무려 8번이나 된다. 확률로는 61.5%에 이른다.

모비스는 전신인 기아 시절을 포함해 정규시즌에서 무려 4번이나 우승했고 그 가운데 두 차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KT에게는 정규시즌 우승이 남다른 의미다. KT는 전신인 나산, 골드뱅크, 코리아텐더, KTF를 통틀어 한 번도 플레이오프 우승은 커녕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3위가 최고성적일 정도다.

무엇보다 정규시즌 1위에 오르면 4강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3위 전주 KCC를 피할 수 있다는 큰 메리트가 있다. KCC는 시즌 중반까지 치열하게 선두 싸움을 벌였던 팀. 특히 MVP 출신의 테렌스 레더를 삼성에서 트레이드하면서 역대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간판센터인 하승진이 지난 1월 30일 올스타전 루키챌린지 경기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하승진이 6주 진단을 받아 빠진 이후 KCC의 승률은 뚝 떨어졌고 결국 3위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그렇지만 하승진이 플레이오프에 복귀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승진은 부상 이후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고 3일부터는 러닝까지 시작했다. 곧 팀훈련도 합류할 예정이다. 지금으로선 6강 플레이오프 때부터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상 컨디션을 되찾지는 못하더라도 하승진이 골밑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모비스나 KT 입장에서도 하승진이 버티는 KCC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KCC를 만나지 않기 위해선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야 한다. 1위에 오를 경우 4위 창원 LG 대 5위 원주 동부전 승자와 맞붙을 수 있다. 두 팀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KCC보다는 부담이 덜하다.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둔 모비스와 KT 가운데 표면적으로 유리한 팀은 모비스다. 모비스는 LG를 상대로 승리하면 KT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짓는다. 모비스와 KT의 상대전적이 3승3패로 동률이지만 맞대결 득실률에서 모비스가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KT가 올시즌 상대전적 5전전승의 약체 KT&G와 대결을 하는 반면 모비스는 최근 9연승 중인 LG가 싸운다는 것은 큰 변수다. 모비스 입장에선 무서운 상승세의 LG를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올시즌 상대전적에서도 모비스는 LG에 2승3패로 뒤지고 있다.

마지막 날까지 안개속에 놓여있는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과연 누가 가져가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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