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2010 동아시아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축구대표팀이 오는 14일 열리는 일본전을 앞두고 강도 높은 실전훈련을 소화하며 주전경쟁의 마지막 불꽃을 피워올렸다.
허정무호는 12일 오후3시 일본 도쿄 니시가오카 스타디움에서 약 한 시간 반 가량 부분 전술 훈련과 미니게임을 실시했다. 앞서 열린 중국전의 여운을 털어내는 한편, 다가올 일본전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미니게임 실시, 이동국 두 골
중국전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한 점, 일본전이 국내파 위주로 선발된 대표팀의 마지막 테스트 기회인 점 등이 어우러진 탓인지 훈련은 시종일관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러닝과 스트레칭에 이어 실시한 미니게임에서는 이동국(전북현대)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조끼를 착용한 팀과 착용하지 않은 팀으로 나뉘어 실시한 이 경기서 이동국은 좌측면수비수 박주호(주빌로이와타)의 크로스를 침착한 슈팅으로 연결시켜 두 골을 뽑아냈다.
주전을 의미하는 조끼팀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이동국과 이승렬(FC서울)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오장은(울산현대)과 김재성(포항스틸러스)이 좌우 날개로 나섰다. 중원은 김정우(광주상무)와 신형민(포항스틸러스)으로 꾸려졌으며, 포백 형태의 디펜스라인은 왼쪽부터 박주호-강민수(수원삼성)-조용형(제주유나이티드)-오범석(울산현대)이 나섰다.
미니게임 종료 후엔 '1대1 돌파', '2대2 돌파' 등의 상황을 설정해 개인전술과 부분전술 수행능력을 체크하는 훈련이 이어졌다.
◇7대7 미니게임, 이승렬-이승현 두각
이후 허 감독은 이동국, 조용형, 김정우 등 중국전에 출장한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제공한 뒤 나머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그라운드의 절반만 사용하는 7대7 미니게임을 실시해 또 한 번의 작은 테스트에 돌입했다. 주전을 의미하는 조끼팀에는 신형민, 이승현, 이승렬, 김재성, 강민수, 김보경 등이 포진했고, 이운재가 골키퍼로 나섰다.
◇시간이 별로 없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운동장에서는 나이만으로 선수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40살도 20살도 그라운드에서 어떤 내용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테랑 위주로 구성한 일본대표팀에 대한 언급이었지만, 허 감독의 선수 선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일본전은 국내파 멤버들에게 있어서 사실상의 '마지막 수업'이다. 당장 3월3일에 열리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 대표팀의 최정예 멤버들이 나서기로 한 만큼, 그 전까지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수 밖에 없다.
일본전 엔트리 구성에 영향을 미칠 전술훈련은 이제 단 한 차례만을 남겨두고 있다. 13일 오전11시 니시가오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비공개 훈련이 일본전을 앞둔 대표팀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다. 과연 어느 선수가 살아남고, 또 탈락하게 될까. 한달 여 동안 지속된 허정무호의 생존 서바이벌 게임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