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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이창동 감독이 ‘오아시스’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작품 ‘밀양’은 모든 것을 잃은 여자 신애(전도연 분)의 고통스런 삶과 그녀의 주변을 지키는 종찬(송강호 분)의 이야기다.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과 배우들이 만들어낸 수작으로 제60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인 음악감독이 만든 '뽕기' 가득한 주제가도 여운을 남긴다.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이자 종찬의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신애의 쓰디쓴 인생이 영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래서 '밀양'은 신애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녀의 마음으로 느낄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대신 신애의 안으로 들어가 영화를 소개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 사랑하는 이와 모두 이별한 절망의 끝은...
사랑하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었습니다. 사람들은 남편이 외도를 했다고 하지만 제 남편이 사랑한건 저와 우리 아들뿐이랍니다. 그래서 전 아들과 함께 남편의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 바로 이 곳, 밀양(密陽)으로 말이죠.
처음에는 이웃들의 텃세 때문에 새 출발이 쉽지는 않았답니다. 사람들과 가까워지기 위해서 전 약간의 속임수를 썼습니다. 가진 돈은 없지만 땅을 살 것처럼 좋은 땅을 보러 다니고 이웃 아주머니들을 모아서 한 턱 쏘기도 하면서 그들과의 거리를 좁혀나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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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게만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걸까요.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절망과 고통, 한숨이 제 가슴을 짓눌러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마치 운명처럼 제 눈앞에는 앞 집 약사가 말했던 부흥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날 부흥회를 통해 하나님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그날 이후 제 인생은 달라졌습니다. 마음이 그렇게 편하고 가벼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해 못하시겠지만, 마치 하나님과 연애하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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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후, 제 마음은 많이 정리가 됐습니다. 살다보면 조금씩 더 나아지겠죠.
오늘도 우리 집 마당에는 비밀스런 햇볕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앞에는 밀양에 첫 발을 내딛을 때부터 제 주위를 끊임없이 맴돌았던, 능글맞지만 고마운 카센터 사장이 있습니다.
제 삶에도 희망의 빛이 비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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