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보사 충격에 시총상위 제약바이오株 ‘흔들’
잇따른 돌발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코스닥 시장의 무게중심인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달에는 한미약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돌연 신청을 취하해 시장에 충격을 주더니, 이번에는 주목받던 국산 신약이 판매중단되는 대형 악재가 덮치면서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판매 중단 소식에 1일 코오롱티슈진(950160)과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주가는 장 출발부터 하한가로 급전직하했다. 지주사인 코오롱(002020) 역시 19% 넘게 폭락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1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인보사의 주성분 가운데 1개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돼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 및 판매 중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이 판매 중인 인보사가 전격 판매 중단됐다는 소식에 투자자자들은 앞다퉈 매도에 나섰다. 이날 회사 측이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고 명찰을 잘못 달았을 뿐이란 해명을 내놨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한미·삼바·셀트 빅3도 각종 우려로 주춤
제약바이오 업계는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이 미국 FDA 허가를 앞두고 신청을 취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보름 만에 또다시 대형 악재를 만난 셈이다. 당시 한미약품은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FDA에 제출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의 허가신청를 자진 취하했다고 공시했고,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달 50만3000원의 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는 45만원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제약바이오 업계 양대산맥인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대한 불안감도 한몫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데다 바이오시밀러 공급 단가 인하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올 들어 신저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거래 재개 후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불안감이 커지면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공매도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3월 한달 간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종목 상위권에는 제약바이오주가 다수 올랐다. 셀트리온은 한달 간 전체 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16%를 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메디톡스(086900) 셀트리온제약(068760) 셀트리온헬스케어 코미팜(041960) 에이치엘비생명과학(067630) 등의 공매도 비중이 10%를 넘었다.
증권가 바이오株 투자 주저..“개별 악재일 뿐” 반론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책정하기 어려운 섹터이기 때문에 투자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최근 상황이 녹록치 않아 투자를 주저하는 경향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보사 사태가 개별 기업의 이슈에 불과하기 때문에 섹터 전반에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전자치료제 관련 허가받은 기업은 코오롱이 유일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다른 기업들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