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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는 1일 중구 태평로 세종대로 한은 본점에서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1~2월 실물지표를 보면 국내 경제 성장 흐름이 다소 완만해졌고, 대외여건변화를 볼 때 하방 리스크가 조금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 및 경제전망보고서를 발표한다. 지난 1월 한은은 올해 연간성장률이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종전 전망치 2.7%에서 0.1%포인트 낮춘 것으로 연속해서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지 관심을 모은다.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고,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확대, 중국과 유럽 경기둔화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이 총재는 진단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시기가 뒤로 늦춰지고 회복속도도 느려질 것이라는 견해가 며칠 사이 대두되고 있어 상당히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월 “다수의 전문기관은 최근 반도체의 조정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반도체 수요가 다시 증가해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4월 성장률 전망치 수정에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연간 경제성장 전망을 바꿔야할 정도인지는 좀 더 봐야할 것”이라며 “그간의 국내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다시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구체화하지 않은 만큼 4월 전망치에는 반영되기 어렵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나아가 향후 통화정책 운영방향과 관련해서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이 기준금리의 인하를 검토해야 할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경제가 더 나빠지면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정책결정에 있어 절대적 스탠스는 없다는 차원”이라며 “(이 말을) 기존 스탠스와 다르다고 해석은 하지는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국고채 3년 물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기준금리보다 낮아졌는데, 이는 글로벌 장기금리 하락과 외국인 국채선물 대규모 매수에 따른 것으로 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했다고 봤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관해서는 “아직은 과도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며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서도 글로벌 경기가 다소 둔화하기는 해도 침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해 지난달 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여건이 됐다고 언급한 것은 “원론적인 얘기일뿐, 지금 시점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한 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