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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이같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15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양국의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미국의 대북·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하도록 제재한 바 있다. 미국에서 반도체 등 주요부품을 수입하던 ZTE는 궁지에 몰렸고 일부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일각에선 ZTE가 스마트폰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란 추측까지 내놓았다. 중국 정부 역시 지난 3~4일 베이징을 방문한 미국 협상단에게 ZTE 제재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ZTE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트위터를 남기며 양국의 갈등은 차츰 누그러지고 있다. 그는 “ZTE가 다시 신속하게 다시 사업할 수 있도록 시 주석과 협력하고 있다”며 상무부에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음날엔 “대형 중국 휴대전화 회사인 ZTE는 미국 회사들로부터 개별 부품을 높은 비율로 구매한다”며 “이는 우리가 중국과 협상하는 큰 무역협상, 그리고 나와 시 주석의 개인적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류 부총리의 방미 기간 동안 중국도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풀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먼저 미국이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경우 지난달 발표했던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철폐하고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비관세 규제 장벽을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대북 문제에 있어 미국과 협조를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정치매체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북한 비핵화 문제의 핵심 당사자로 파악하고,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을 아군으로 만들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완화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중의 무역협상을 낙관적으로 보긴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에선 국가안보를 이유로 단행한 ZTE에 대한 제재를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완화하려는 데 불만을 품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ZTE의 문제는 일자리와 무역이 아닌 국가안보와 간첩 행위”라며 “더 엄격한 제한 없이 미국에서 ZTE를 운영하도록 허락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