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대행, 協治 첫발 뗐지만..국민의당 "朴정책 고집 접어야"

민주당 지도부 회동, 여전히 미지수..협치, 난항 거듭할 듯
  • 등록 2016-12-22 오후 7:00:43

    수정 2016-12-22 오후 7:12:05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책협의를 위해 회동,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2일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하며 협치(協治)의 첫발을 뗐다. 하지만 두 사람은 회동 내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데다, 정당별 회동에 반대하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건너뛴 회동이라는 점에서 향후 협치가 본궤도에 오를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황 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회동) 결과가 나올지 하는 건 다른 문제고, (회동 수락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야3당 정책위원회와 경제부총리가 참여하는 민생경제점검회의를 격상하는 여·야·정 민생점검협의회 구성을 제안해 주신 점에 대단히 감사하다”고 몸을 낮춘 채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부로서도 야당과 긴밀하게 협의하는 새로운 모습을 같이 갖춰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원활한 국정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이렇게 야당 지도자들과 격의 없이 수시로 만났더라면 오늘과 같이 이런 사태가 있었을까”라며 “항상 기사를 통해서만 보고, 수석들의 보고만 통해서 들으면 놓치기 쉬운 게 많고 그랬을 텐데”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식 국정 그리고 박근혜표 정책을 고집하지만 않는다면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에 적극 힘을 보탤 것”이라며 사실상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한일 위안부협정 합의 등 박근혜표 핵심정책의 폐기를 촉구했다.

이날 회동은 1시간가량 팽팽한 신경전 속에 진행됐다고 한다. 황 대행 측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과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 심오택 국무총리비서실장이, 국민의당에선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이동섭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각각 배석했다. 이번 회동은 황 대행이 야권의 ‘3(야3당 대표)+1(황 대행)’ 회동 제안을 고심 끝에 거부한 데 이어 정당별 ‘1+1’ 회동을 야권에 역제안했고, 이 가운데 국민의당만이 이를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반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사실상 정국 주도권을 거머쥔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황 대행으로선 안정적·지속적 국정 관리를 위해 야권의 협조가 절실한 데다, 국민의당과의 선(先) 만남이 야3당 공조에 금을 내기 위한 정치 행보라는 지적까지 맞물리면서 민주당과의 회동이 더욱 절실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민주당은 “추미애 대표는 황 대행과 개별로 만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며 국민의당의 개별 행보에 대해서도 “야권 공조에는 어긋나는 것”이라고 불쾌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선 황 대행과 추 대표 간 회동이 조기에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만약 극적으로 성사되더라도,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은 치열한 기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며 “협치의 ‘협’자도 꺼내기 어려운 살얼음판 위를 걷는 회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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