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아동’ 이었다…아기 숨지자 가방에 넣어 4년 간 방치한 母

출생신고 되지 않아 아기 존재 드러나지 않아
아기 시신 이미 백골화…法, 징역 4년 선고
  • 등록 2024-11-07 오후 7:42:19

    수정 2024-11-07 오후 7:42:19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가족 모르게 출산한 아이가 며칠 만에 사망하자 캐리어에 넣어 4년을 방치한 30대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
7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1)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기관 취업 제한 5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양육 지식이 없었다는 등의 나름 여러 이유를 진술하고 있으나, 성년인 피고인 나이 등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낳은 지 며칠 만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방치한 행동을 정당화할 사정은 전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죄질이 굉장히 좋지 않고 반성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집단 생활하면서 좀 더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화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2019년 9월 대전 서구의 한 빌라에서 출산한 아기가 사망하자 시신을 여행용 가방 안에 넣고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같은 달 해당 가방을 그대로 둔 뒤 집을 나와 잠적했다. 이를 발견한 것은 집주인이다. 집주인 B씨는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지난해 10월 경매 처분을 위해 집기류를 정리하다가 가방 속 영아 시신을 발견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4년이 지난 영아의 시신은 이미 백골화됐다. 경찰은 신고 이튿날 서구 갈마동 한 주택에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돼 A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받아왔다.

A씨는 임신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홀로 출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아이는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일명 ‘유령아동’으로 출산 기록 자체가 없어 대전시와 경찰의 전수조사 때도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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