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잔금대출을 둘러싼 은행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졌다. 업계 추산 대출액만 최대 8조원에 이르는 ‘알짜 사업장’으로 꼽히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은행들은 연말까지 대출 총량을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5대 시중은행에서 공급하는 잔금대출 한도가 1조 1000억원 내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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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에 3000억원 한도 내에서 잔금대출을 취급하기로 했다.
대출 한도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범위에서 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한 금액이다. 대출 금리는 5년 MOR(시장금리) 지표를 적용한 주기형 금리가 적용된다. 금리는 이번 주 기준 연 4.80% 수준이다. 연말 대출한파 속 국민은행이 이번 집단대출의 포문을 열면서 다른 은행들도 참여에 나설 예정이지만 가계대출 잔여 한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3000억원 한도 수준에서 잔금대출 취급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리는 국민은행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가능성도 있다. 조만간 한도와 금리를 내부적으로 책정해 여신위원회 승인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은 단위농협인 서울강동농협조합을 포함해 총 5000억원 한도 내에서 잔금대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리는 미정으로 국민은행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를 초과한 상황인 만큼 이번 잔금대출 참전 자체가 가능한지를 놓고 고심이 큰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115조 4000억원이었던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이미 지난 8월 기준 116조원으로 초과했다. 신한은행은 120조 5000억원이었던 목표치가 122조 3000억원으로 넘은 상태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당국의 제재는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렇자 우리은행은 한도를 1000억원 미만으로 잡고 타행 대비 가장 제한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올해 아예 잔금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연간 대출한도가 새로 설정되는 내년에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는 이달 27일부터 내년 3월까지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집단대출에 나서면서 업계 기준점이 된 모양새”라며 “생각보다 한도가 적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총량 관리를 해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국민은행 수준에 맞추거나 아예 참여를 내년으로 미루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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