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40대 남성 A씨는 약 11개월간 의료기관 8곳에서 입·통원 치료를 받으면서 342회(도수치료 23회, 체외충격파 309회, 기타 10회) 비급여 물리치료를 받고 약 8500만원의 실손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40대 남성 B씨는 1년간 의료기관 2곳을 번갈아 가며 약 6개월에 걸쳐 입원하면서 694회(도수치료 149회, 체외충격파 191회, 기타 354회) 비급여 물리치료를 받고 약 6500만원의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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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올해 비급여 물리치료에 지급한 실손보험금이 1조 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2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비급여 항목 관리 강화 등을 포함해 실손보험 제도 개선 검토에 착수했다.
31일 손해보험협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도수치료·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1조 5620억원(784만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1조 8468억원(936만 2000건, 2022년 1조 8692억원(986만건), 작년 2조 1270억원(1152만건)으로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최근 4년 중 비급여 물리치료 종류 도수치료가 4조 4809억원(2334만 40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체외충격파 치료 1조 6521억원(860만 7000건), 증식치료 835억원(435만 2000건), 기타 4369억원(227만 6000건) 등의 순이다.
비급여 물리치료는 처방과 시행하는 의사의 범위도 정해져 있지 않고 치료비도 의료기관별로 천차만별이라 보험금 지급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비급여 항목을 악용한 사례가 급증하자 법원이 제동을 걸기도 했다. 지난 2022년 6월 대법원은 백내장 수술에 대한 입원 치료를 일괄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법원은 입원치료에 해당하려면 최소 6시간 이상 입원실에 머무르거나 처치·수술 등을 받고 6시간 관찰을 받아야 하는 사정이 있어야 하나 백내장 수술은 수술 준비부터 종료 시까지 2시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입원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실손보험 제도 개선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실손보험 개선안을 연내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실손보험이 정말 의미 있는 개혁이 되려면 비급여 관리도 강화할 측면이 있다”며 “복지부가 담당하는 부분인데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실질적으로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실손보험에 관해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