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검사는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환경재단 16주년 ‘후원의 밤’ 행사에서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진실 분야 수상자로 나서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고, 이는 사회 각계에 미투 운동이 번져나간 계기가 됐다.
서 검사는 “어둠을 물리치는 방법은 어둠 속에서 몸부림치는 것이 아니라 촛불 하나를 켜는 것”이라며 “내가 몸부림칠 때 그 어떤 빛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스스로 작은 촛불 하나 켜려고 했는데 그것이 온몸을 불살라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온 삶이 버거울 때도 있지만 이렇게 다짐해보겠다”며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대사를 인용했다.
“그렇게 환하게 뜨거웠다가 지려 하오, 불꽃으로. 검찰은, 강자는 두려우나 나는 그리 선택했소.”
이날 환경재단은 문화·미래·사회·진실·환경 등 5개 분야에서 올해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22팀을 선정했다.
서 검사 외에 배우 정우성·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사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김은숙 작가(문화), 뇌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미래), 홍수열 자원순환연구소장(환경) 등이 상을 받았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오늘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데 미세먼지 때문에 시험장에서 마스크 착용을 허락했다더라”며 “미세먼지가 우리 자녀들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분야는 달라도 각계각층에서 환경·생명 가치를 우선하는 그린 리더십 발휘할 때 우리 사회가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만들어진 게 엊그제 같은데 그동안 재단의 업적이 크다”며 “재단의 힘이라면 우리 사회 가장 큰 이슈인 기후변화라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환경재단 16주년 축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