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 '긴급안전진단' 임박..알바생 급구 사연은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이병주 기자= BMW코리아가 520d 잇단 화재 사고로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이날 BMW코리아는 다발적인 화재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독일 본사 임직원들까지 초청해 기술적인 원인 규명에 나섰다. 내용은 지난달 26일 공표한 리콜계획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BMW코리아는 대대적인 리콜에 앞서 '긴급안전진단'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말 그대로 아직 '진단'만 하는 상황이다. 화재 진원지로 지적된 EGR 모듈은 20일부터 교체한다. 일주일에 한 두건 이상 주행 중인 차량에 불이 나는 상황에서 먼저 리콜 대상 차량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20일부터 진행되는 본격적인 리콜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사태가 워낙 심각한 상황에서 긴급안전진단 취지는 좋아 보이지만 AS를 담당할 직원들의 노고가 도를 지나쳤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시행한 주 52시간 근무는 이들과는 다른 나라 이야기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번달 14일까지 10만 6317대 차량의 진단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 61개 BMW 서비스 센터 700여대의 워크 베이는 풀 가동 중이다. 직원들은 불철주야 휴가도 없이 진땀을 빼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에 따르면 원활한 예약을 위해 200명의 콜센터 전문 인원과 100명의 주차 전문 인원을 추가로 계약해 배치했다고 밝혔다. 긴박한 상황 때문일까. 일부 BMW 서비스 센터는 소비자 응대를 위해 추가로 상담원을 구인하는 모습이다. 말그대로 전문 인력이 아닌 알바다. 최저 임금 두 배에 가까운 시급을 주는가 하면, 3개월 간 월급을 주며 인턴으로 고용하는 곳도 있다.

BMW코리아는 긴급안전진단 기한을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현재까지 7만 9071대가 진단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2만 7000여대가 남은 상황에 서비스 센터는 더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그나마 수도권은 원활히 진행되는 듯 싶으나 지방은 상황이 더 나쁘다. 강원도는 서비스 센터가 원주 단 한 곳에 있다. 영동 지방과 같은 동해안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2시간이나 달려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먼 걸음을 달려와 방문을 한다 한들 넘치는 예약에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렌트카를 준다 해도 이 먼 거리를 다시 오가기엔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다. 콜센터는 항상 통화중이라 예약 방문도 어려운 모습이다.

콜센터 상담원 구인글을 본 누리꾼들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먼저 욕먹는 자리', '업무 강도에 비해 급여가 적다', '나라면 저 돈 받고 저 일 안한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