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고위급 회담 중단 통보에 경협株 ‘흔들’

북, 한미 ‘맥스선더’ 훈련 불만…고위급회담 연기
개성공단·건설·철도 등 관련 경협株 줄하락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트리거…옥석가리기 진행될 것
  • 등록 2018-05-16 오후 4:49:52

    수정 2018-05-16 오후 5:05:07

16일 주요 남북경협 관련株 하락률(자료=마켓포인트 제공)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거침없이 랠리를 이어가던 남북 경제협력주(株)가 암초를 만났다. 그동안 협조적으로 나오던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갑작스레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동안 북한의 개방에 따른 기대감에 고공행진을 보이던 경제협력 관련주들은 일제히 주저앉았다.

北 고위급회담 연기…남북경협株 줄줄이 하락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그동안 고공행진을 벌이던 북한 경협주는 이날 대부분 급락세를 보였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좋은사람들(033340)인디에프(014990)는 각각 16.24%, 14.13% 하락했다. 건설 분야에서도 대표적으로 알려진 이화공영(001840)의 경우 이날 18.55% 하락했다. 남북 철도 관련주로 급등하던 동일철강(023790) 역시 5.65% 하락하며 마감했다. 가스와 전선, 시멘트 등 인프라 관련주로 알려진 종목들도 이날 줄줄이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날 북한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를 문제 삼아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알렸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에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등 유관부처를 중심으로 북한의 갑작스러운 회담 중지 배경에 대한 분석과 검토에 들어갔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남북관계 복원 작업이 뜻밖에 제동이 걸리자 증권시장에서도 동요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주도주 역할을 했던 남북 경협주도 한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협조적 스탠스를 유지하던 북한이 회담 직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다음달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심 냉정해지는 계기될 것…‘북미정상회담’ 열쇠”

증권가에서는 이번 북한의 돌발 행위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내면서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이행 여부가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사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이상할 정도로 북한과 관련된 일이 원활하게 진행됐다”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현실적인 경계심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조 연구원은 “기존에 남북 경협주로 알려지면 무차별적으로 급등하는 모습이 나왔지만 앞으로는 업종, 종목별로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는 등 투자심리도 냉정해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진행될 것인지 여부가 경협주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에 대한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원활하게 진행된 것과 달리 앞으로 북한 관련 부정적 이슈가 재차 발생하면서 관련주 조정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남북 관계가 워낙 잘 풀리다보니 한편에서는 이런 이슈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상존했다”면서 “아직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바뀐 것은 아니고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도 큰 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이 같은 이슈에 따라서 관련주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큰 틀에서 남북 경협주에 대한 기대감은 꾸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만약 중국이 개입하는 4자회담까지 열린다면 중국 관련한 제재가 더 풀리고 수혜주에 대한 기대도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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