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척 노다지...급부상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인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 활용,인간건강 증진
아직까지 이분야 신약 전무할 정도로 신시장
국내 기업수준, 미국등 선진국과 큰 차이없어
2024년 10조원 규모로 시장 급성장 전망
  • 등록 2019-01-31 오후 6:28:15

    수정 2019-01-31 오후 7:27:38

[이데일리 류성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1일 발표한 바이오분야 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내용에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마이크로바이옴’이 포함되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이날 과기부는 “최근 각광받는 분야인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육성에 올해 8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공표했다. 이어 과기부는 “장내 미생물과 비만, 당뇨 등 각종 만성질환 등과의 연관관계를 파악하여 치료 및 예방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며 “올해는 소,닭,돼지 등 주요 가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확대하여 질병예방, 면역강화 등 품질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은 향후 크게 성장할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 관련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앞서 나갈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 군집(microbiota)과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로 인간,동·식물 등에 공존하는 미생물 군집과 유전체 전체를 의미한다.인간의 몸에 공생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주로 박테리아에서부터 바이러스,고세균(archaea),곰팡이 등까지 포함한다.

인체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은 대장을 포함한 소화기관(95%)에 주로 분포하지만 호흡기,생식기,구강,피부 등에도 상존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인체 외에도 동물이나 농업,해양,환경 등 그 활용 분야가 다양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들어 마이크로바이옴이 크게 주목 받는 이유는 인간 건강과 질병 문제에 대한 적용 가능성이 크게 확대되면서다.예컨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낮을수록 대장암 발병위험이 높아진다거나,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당뇨,장염등 대사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서 발견됐다.

여기에 마이크로바이옴은 영양분 흡수,약물 대사조절, 면역 체계 조절,뇌·행동 발달 조절,감염성 질환 등과 높은 상관성을 갖고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관련 업계는 마이크로바이옴과 이를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의 발달은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마이크로바오옴 관련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장내 살아있는 유익균)와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유산균의 먹이)를 중심으로 한 건강 기능성식품이 전체시장의 83%를 차지한다. 이어 치료제가 10%, 진단이 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에 따르면 인간을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시장의 경우 지난해 세계시장규모가 5600만 달러에 그쳤으나 오는 2024년에는 약 94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산업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바이오벤처들이 속속 등장하고있다.기존 미생물 기반 바이오 기업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진출하거나, 미생물 유전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들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후보 물질 개발에 뛰어들고있다.

제노포커스는 백신,농약 균주,의약용·산업용 맞춤형 효소를 전문생산해 왔으나 최근 균주개량을 통해 장에서 항산화효소를 분비발현시키는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4년 설립된 고바이오랩은 국내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전문업체다. 이회사는 자가면역질환, 대사질환, 신경질환을 타겟으로 하는 단일 균주로 구성된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이 치료후보물질에 대해 국내에서는 임상1상에 들어갔고 호주에서는 올해 추가로 임상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면역항암제 분야를 비롯 폐암, 결장암, 위암, 유방암,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이 회사는 올해 이 면역항암제에 대한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새로운 산업이어서 미국등 의약선진국과 비교해서 격차가 거의없다”며 “산업이 무르익기 전에 초창기에 정부가 전폭적으로 기업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순 한국의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아직까지 이 분야 국내 업체들의 기술수준이 세계 주요국가에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은 신약이 2~3년후에는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관련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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