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유한양행(000100)이 약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포기했던 신약 후보물질을 극적으로 기술수출하며 빛을 봤다. 유한양행이 막바지에 진행하던 임상에서 가능성을 본 미국 바이오기업이 후속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기술을 사들인 것이다.
유한양행은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YH14618’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총 기술수출 금액은 2억 1815만달러(약 2441억원)로, 반환할 필요가 없는 계약금은 65만달러(약 7억원) 수준이다. 이후 개발·허가 및 매출에 따라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2억 1750만달러(약 2430억원)를 받을 예정이다. 또 유한양행은 순매출에 따라 경상기술료도 받는다.
이번에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YH14618은 유한양행이 지난 2009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들여왔다가 개발을 중단한 퇴행성디스크 치료제다. 수술을 하지 않고 척추 부위에 주사해 디스크가 재생하도록 하는 기전이다. 퇴행성디스크는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어 YH14618이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의 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에 유한양행은 지난 2014년부터 강북삼성병원 등에서 퇴행성디스크 환자 등 320명을 대상으로 임상 2b상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 계약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임상 2b상에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놓지 못해 지난 2016년 10월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그런데 2년 만에 YH14618을 스파인바이오파마가 작년부터 유한양행과 협상을 진행한 끝에 전격 도입키로 결정한 것이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유한양행이 2a상까지 진행했던 임상결과를 보고 기술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과거 임상을 중단했던 후보물질이지만 환자들에게 필요한 신약으로 주목을 받았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이번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 유한양행 CI(제공=유한양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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