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440원' 받은 유튜브 스태프…임금 청구 소송 1심 승소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유튜브 채널 운영자를 도와 콘텐츠를 만드는 스태프들이 프리랜서가 아닌 근로자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해달라며 채널 운영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 승소했다.

법원 전경.(사진=뉴스1)

7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정회일)는 김모씨 등 15명이 자빱TV 운영자 이모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원고들은 1인당 적게는 약 600만 원, 많게는 약 3300만 원을 청구했고, 1심은 이를 모두 인용했다.

지난 2022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유튜브 채널 ‘자빱TV’의 전(前) 스태프 15명을 대리해 임금 청구 소송을 냈다.

대리인단은 소장 제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채널 운영자가 인기를 얻으며 큰 수입을 얻었으나 스태프들은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에 따르면 자빱TV의 운영자는 30여 명의 스태프를 고용한 뒤 단 4명과만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채널 편집자로 근무한 한 스태프는 3853시간 동안 일했으나 총급여는 556여만 원에 그쳤다. 이는 시급 1440원 수준이다.

대리인단은 “영상 콘텐츠 제작 등의 업무가 근무장소나 근무시간에 대한 재래적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업무 완성을 위한 지휘체계나 노동자들의 종속적 지위가 통상의 근로자와 전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채널 운영자가 스태프를 프리랜서로 간주하며 근로계약서 작성 등 필수 절차를 생략하는 바람에 이들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대리인단은 “이번 소송을 통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유튜브 현장 근로자들의 법적 권리가 확인돼 유튜브 산업에서도 사용자와 근로자 관계가 명확히 정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자빱TV는 구독자 9만 명가량의 게임 콘텐츠 채널로 지난해 말 해당 채널 스태프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노동착취와 ‘열정페이’ 문제를 제기하자 운영자 A씨는 “모든 잘못을 책임지겠다”며 은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