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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주최 측은 11일 20차를 마지막으로 매주 진행한 공식집회를 잠정 중단할 계획이다. 반면 태극기 집회 측은 헌재의 탄핵인용에 거세게 반발하며 폭력시위를 벌인데 이어 헌재 결정 불복 운동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꿈에 그리던 탄핵…광화문 광장에 모인 10만 촛불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저녁 7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기념하는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퇴진행동 측은 “탄핵 인용으로 온 국민이 승리와 축제의 분위기에서 행사를 맞이하게 됐다”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당했지만 공범자들이 정부 요직에 자리를 지키는 것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특권이 박탈된 박근혜의 즉각적인 구속수사와 공범들에 대한 처벌을 통해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불금’에도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적지 않은 인파가 광화문 광장을 메웠다. 주최 측은 10만명(오후 8시 30분 기준)의 시민들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문화제는 세월호 유가족의 기조발언과 킹스턴 루디스카·손병휘·3호선 버터플라이·ABTB·장필순·더 모노톤즈 등 뮤지션들의 축하무대로 진행됐다.
이날 무대에 발표자로 나선 정성욱 4·16 가족협 인양분과장은 “꿈에 그리던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됐지만 세월호가 탄핵 사유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가족들의 슬픔이 여전하다”며 “아직도 정부는 세월호의 진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내달 3주기를 맞는 세월호 사건을 생각하면 유가족들은 가슴이 무너진다”며 “저희가 기댈 수 있는 곳은 국민 여러분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지난 5개월간 매서운 강추위를 견디며 광장을 지킨 결과 탄핵이라는 결실을 맺었다”며 “시민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시민들을 추켜세웠다.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새로운 대한민국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뜬 모습이었다.
경기도 고양시에 왔다는 장재원(36)씨는 “헌법재판소의 탄색 선고를 생중계로 보며 ‘한국에 정의가 살아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바야흐로 대한민국에 봄이 온 것 같아 흐뭇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퇴진행동 ‘박없는 봄 축하 콘서트’ VS 탄기국 “승복 못해 누명 벗기겠다”
퇴진행동 측은 내일 집회에서 박 전 대통령 파면을 축하하고 그동안 열린 집회들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바탕 축제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퇴진행동은 이와 관련, 11일 오후 2시부터 일반 시민들이 직접 ‘2017 촛불권리선언’을 발표하는 자리도 가진다.
남정수 퇴진행동 대변인은 “내일을 기점으로 촛불집회 방식을 변경한다”며 “당장 이달 18일에는 (집회를)열지 않을 것이고 대통령 선거 전까지 2~3번 정도 집회를 더 열겠다”고 말했다.
반면 탄핵반대 측은 헌재 결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태극기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탄기국 측은 이번 탄핵결정은 국민의 뜻과 달리 정략적으로 이뤄진 판결인 만큼 승복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과격집회로 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선고 당일인 10일 헌재 앞 안국역 인근 집회에서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정의가 사라졌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으니 국민 저항권을 발동하겠다”고 주장했다. 탄기국 측은 “국민 대통령 박근혜의 누명을 벗기겠다”며 투쟁의지를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