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 3명 중 2명 폭언·폭행 경험"

알바노조, 368명 대상 실태조사
손님에 살해된 경산근로자도 추모
  • 등록 2016-12-15 오후 8:03:20

    수정 2016-12-15 오후 8:03:20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3명 중 2명 이상이 손님으로부터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알바노조 편의점모임은 최근 전·현직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368명(현직 202명·전직 166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님한테 폭언·폭행을 당한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67.9%에 달했다.

구체적 피해 사례로는 폭언이 59.0%로 가장 많았고, 폭행과 폭언 둘 다 겪었다는 응답은 6.3%, 폭행만 당했다는 응답은 2.7%였다.

특히 야간 근무자의 경우 폭행 경험률은 12.4%로 주간 근무자 6.2%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 여성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손님이나 점주, 동료 등에게서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9%나 됐다.

임금과 노동환경도 열악했다. 전체 응답자 중 61%가 주휴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이들은 43.9%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노동자 최저임금 미만율 15%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매장 내 방범용 폐쇄회로TV로 감시를 당하거나 업무지시를 받았다는 응답은 39.1%를 차지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개선이 가장 시급한 부분으로 최저임금 위반 문제를 꼽았으며, 주휴수당 미지급, 야간·연장근무 시 추가수당 미지급 등이 뒤를 이었다. ‘진상’ 손님과 점주의 폭력·폭언 문제도
15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알바노조 편의점 모임 관계자들이 경북 경산에서 편의점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안전한 노동환경 보장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수위를 차지했다.

한편 편의점모임은 이날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서울 강남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애초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본사 앞에서 할 계획이었지만 전날 경북 경산의 한 CU 편의점에서 봉투값을 달라고 했다는 이유로 손님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회견 장소를 변경했다. 이들은 편의점 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보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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