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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민생경제를 비롯한 대내외적인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정치권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데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문제는 실천이다. 큰 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각론으로 들어가면 도처가 지뢰밭이다. △북한산 석탄 문제 △드루킹 특검 △탈원전 및 소득주도정책 논란 △규제혁신에 대한 진보진영의 반발 등 돌발악재가 발생할 경우 합의문 자체가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
여야정 상설협의체 11월 본격 가동…협치내각으로 발전시 금상첨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여야정 상설협의체 △8월 임시국회 처리 법안 △3차 남북정상회담 등의 문제에 대한 협력을 재확인했다. 역시 최대 성과는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본격 가동이다. 이는 민주당과 정부의 당정협의 또는 민주당, 정부, 청와대가 참여하는 당정청 회의 수준을 뛰어넘는 것. 현 정부 출범 이후 되풀이돼왔던 여야의 극한대립을 고려해볼 때 예상밖 성과다. 더구나 야당까지 국정운영의 큰 틀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하고 임기 중반 국정운영의 안정적인 기반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남북관계 초당적 협력 재확인은 성과…규제혁신 합의에 정의당은 반발
이날 회동에서 또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남북문제에서 여야가 그동안의 이견을 상당히 좁혔다는 점이다.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항구적 평화정착 및 남북 교류·협력을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원칙 아래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과 지원, 남북 사이의 국회·정당간 교류의 적극적 추진과 정부 지원을 명시했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을 추진해왔지만 “남북정상회담 위장평화쇼”라는 프레임을 고수한 보수야당의 강력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판문점선언에 대해 비준동의를 해주면 평양정상회담에서 훨씬 더 힘이 되지 않을까. 남북국회회담을 추진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반도의 실질적 비핵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남북관계에서 여야의 초당적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성과로 볼 수 있다.
오찬메뉴로 여야5당 상징 오색비밥밥 등장…2시간 12분 회동분위기 ‘화기애애’
한편 이날 오찬회동 메뉴로는 말복을 맞아 준비한 삼계죽과 오색비빔밤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오찬메뉴로 5당의 상징색을 사용한 오색비빔밥을 준비했다. 협치를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색비빔밥에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블루 버터 플라워’, 자유한국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무생채, 바른미래당을 상징하는 민트색 애호박나물, 민주평화당을 상징하는 녹색 엄나물, 정의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계란지단이 들어갔다. 아울러 2시간여에 이르는 회동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문 대통령은 발언순서를 여야 5당원내대표에게 양보한 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섰다. 여야의 입장에 충분히 청취하겠다는 자세였다. 야당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성태 한국당·김관영 바미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협치 진정성을 느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야권을 무시한 일방통행이라는 비판과는 뚜렷이 대비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