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 의존도 줄이고 경제 다각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분야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때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글로벌 가상자산 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아부다비와 두바이 정부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우리 기업들도 현지에 직접 법인을 차리거나, 현지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라운드를 도는 등 활발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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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는 현재 웹3.0과 블록체인, 가상자산 섹터에서 글로벌 패권을 잡고자 공을 들이고 있다. UAE에 기반을 둔 크립토 오아시스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관련 기업 수가 올해 3월 말 기준 전년 1800곳 대비 13% 증가한 2040곳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 역시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투자가 이뤄져 지난해 UAE에서만 2억400만달러(약 2817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두바이에 진출한 국내 기업으로는 위메이드가 대표적이다. 위메이드는 2022년 8월 두바이에 사업소를 설립했고, 지난해 말에는 DIFC와 이노베이션허브 파트너십을 체결해 위믹스 플레이 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위메이드는 가상자산 위믹스를 DFSA 공인 가상자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신청했고, 해당 절차는 진행 중이다.
아부다비에서는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에 속한 금융서비스 규제 당국(FSRA)이 모두 가상자산 규제를 다루며 관련 사업에 적극적이다. 아부다비를 중동 진출 거점으로 삼고 활동하는 국내 기업도 갈수록 늘고 있다. 예컨대 넥슨은 지난해 말 아부다비에 넥슨 유니버스 글로벌과 넥스페이스 법인을 설립했다.
ADGM에 사무소가 있는 UAE 아부다비 정부의 테크·스타트업 지원 기관 허브71도 주목할만하다. 허브71은 UAE 대표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글로벌 대기업·기관 투자자 등의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타트업을 선정해 육성한다. 허브71은 웹3.0에 초점을 맞춘 ‘허브71 디지털 에셋’ 프로그램을 운영해 선정 스타트업에 투자도 집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내 블록체인 전문 투자회사 해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테크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을 돕기로 했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 두바이가 잘 알려진 도시이다 보니 아무래도 처음에는 두바이를 염두에 두고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아부다비가 투자자 풀이나 편리한 제도 구축이 잘 돼 있는 편이라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어 추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