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을 소독하고 약만 잘 먹으면 낫는다는 생각에 안도하긴 했지만, 일부에서는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6일 질병관리본부는 수족구병 외래환자가 지난 6월말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특히 0-6세에서 발생이 높고, 8월말까지는 지속적으로 발병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발표했다. 그 위험성과 전염성이 강력해 주의가 필요하다.
임정혁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그 위험성과 전염성이 강력해 주의가 필요하다”며 “대부분 증상발생 후 7~10일 이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일부 영유아들에게서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서 몸의 이상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여름철 유행 질환 수족구병, 8월 말까지 유행
수족구병은 장(腸)내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으로 주로 생후 6개월에서 6세까지의 영유아들에게 나타난다. 그동안 우리나라 수족구병의 주원인은 ‘콕사키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대만 등지에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엔테로 바이러스’가 지목됐으며,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검사한 병원체감시 검체 총 95건 중 48.4%인 46건에서 엔테로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족구병은 손, 발, 입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요 증상은 수포이다. 보통 3일에서 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손바닥, 손가락의 옆면, 발뒤꿈치나 엄지발가락 그리고 입안에 수포가 생겨난다. 입안에 심한 물집과 궤양이 생기는 구내염, 혹은 헤르팡지나 같은 질환 역시 수족구병를 일으키는 엔테로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하지만 증상이 꼭 손, 발, 입에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손, 발, 입에 증상이 나타났다가 전신으로 퍼지기도 하고, 엉덩이, 팔뚝, 등과 같은 전혀 다른 부위에 수포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 발열, 설사,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임정혁 교수는 “보호자들이 수족구병은 손과 발, 입에만 나타난다고 생각하고 여타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면 별도의 감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진료를 보다보면 손, 발, 입 외에도 전신에 퍼지거나,아예 엉덩이, 팔뚝, 등과 같은 전혀 다른 부위에만 나타나기도 한다”며 유념해 줄 것을 당부했다.
◇ 뇌염, 뇌수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 초래할 수 있어
◇예방과 치료는 ‘청결’함에서부터
아직 수족구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장바이러스의 종류가 70가지가 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출 후 소금물 양치 및 손 씻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발병 시 대부분 7~10일 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그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수족구병이 발생하면 되도록 집에서 쉬도록 하고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주변 환경을 깨끗이 소독해야 한다. 또한, 기침을 할 때는 옷소매 위쪽이나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키고, 환자의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은 철저히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 교수는 “수족구병는 특별한 치료법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며 “아이가 스스로 청결을 챙기기 어려우므로 부모가 손씻기, 양치 등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