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관 또…주중대사관 파견 국회직원, 계약직 술병으로 폭행

주중국한국대사관 입구 앞.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베이징에 있는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공무원 2명이 행정직원 1명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9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재외공관 행정직 지부 등에 따르면 주중대사관의 한국인 행정직원인 40대 A씨는 지난 4일 저녁 베이징 한 술집에서 공무원 B씨, C씨로부터 술병으로 머리를 가격당하는 등 폭행을 당했다. 폭행을 가한 이들은 각각 국회와 국가정보원 소속 공무원들이다.

사건 당시 A씨는 또다른 행정직원과 술을 마시고 있었으며 주중 대사관에서 함께 근무 중인 B씨, C씨, D씨 등과 합석하게 됐다. 그러나 대화 중에 A씨가 B씨의 무례한 언행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B씨로부터 폭행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C씨는 저항하는 A씨를 제압했다.

A씨는 두개골 함몰로 베이징 소재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자에 따르면 B씨와 C씨는 A씨와 쌍방 폭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같은 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상대적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국가 공무원이 품위를 저버리고 이제는 폭력을 일삼는 행위는 도저히 묵과 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정부는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피해보상과 아울러 갑질 방지 및 폭력행위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을 공식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사관 행정직원들은 대부분 계약직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에서야 4대 보험에 가입했다. 현재 이 사건은 A씨의 고발로 외교부로 이관됐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일반적으로 파견 공무원이 성추행 같은 물의를 빚을 경우 외교부가 국내 복귀 조치를 담당하고, 사건 조사와 징계 결정은 파견 부처에서 진행하는 게 원칙이다.

사진=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