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질병" 치료제 등장.. '비만기본법' 제정될까

새 의약품 출시로 비만에 대한 사회적 관심 높아져
비만은 질병인데…비만을 미용으로 바라보는 시선 존재
건강보험 적용 필요…국회, 비만기본법 제정 '만지작'
  • 등록 2024-11-07 오후 2:48:13

    수정 2024-11-07 오후 7:17:32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과거 미용성형으로 치부됐던 비만 치료가 최근 GLP-1 기전 의약품(주사제 비만치료제)의 등장으로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비만기본법 제정과 건강보험 요양급여 적용 등이 방안으로 꼽힌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비만은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은 물론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유병률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는 1997년 비만을 미용과 생활 양식의 문제가 아닌, 질병으로 규정한 바 있다.

비만은 흡연과 음주보다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든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평균 7%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 기준 15조 6000억 원을 넘어섰다. 흡연(11조 4206억원)과 음주(14조 6274억원)을 넘어섰다.

사회적 비용 증가와 합병증 유발에도 불구하고 아직 비만은 미용의 영역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대한비만학회 관계자는 “비만을 병원에서 전문적으로 치료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살 빼는 것을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GLP-1 기전 의약품이 체중 감량에 효과를 보이면서 의료계 또한 비만 치료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국내에 최근 출시된 GLP-1 기전 의약품(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은 투여 전후 대비 평균 15% 정도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로운 치료제는 사실상 미용성형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의료계는 국내에서 새로운 치료제를 미용 목적의 살 빼는 약으로 인식해 정작 환자들은 치료받지 못하는 있다고 진단한다.

김경곤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회 회장(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비만은 질병’이라며 실수요자에게 새로 출시된 약이 처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우선 비만 환자들의 체중을 감량할 필요가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비만학회 등 의료계 일각에선 새로 나온 비만치료제 주사제가 건강보험 요양급여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급여가 적용되면 BMI 30 이상인 고도 비만 환자 혹은 당뇨,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동반 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의 과체중 환자는 주사제 치료를 받을 때 본인 부담금이 경감된다.

국회에서도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비만 환자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국가 차원의 비만의 조기 관리와 예방을 위한 비만기본법 제정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전 국민 비만 예방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비만예방관리법’ 제정을 총선 공약에 포함한 바 있다. 당 차원에서도 관심이 있는 주제라는 의미다.

박희승 의원은 “비만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비만의 조기 관리와 예방을 통해 국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선제적인 정책 수립과 이에 따른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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