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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글로벌 공급망 묶여 있어 영향 먼저 받아
한국지엠은 4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8일부터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낮춰, 현재의 절반 수준의 가동률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반도체 공급이 여전히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이와 관련 글로벌 구매 및 공급망에 통합된 한국지엠의 구매 조직은 현재 부품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부품업체들의 반도체 수급에 대한 방안을 찾고, GM과 한국지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품 수급에 대한 유동성으로 인해 해당 공장에 대한 운영은 매주마다 상황을 살펴 차주의 생산계획을 확정해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며 “회사는 해당 이슈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대로 부평2공장의 생산 손실을 최대한 회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평2공장은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곳이다.
한국지엠을 제외한 나머지 완성차 4사는 아직까지 반도체 수급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현대차·기아는 당장 한두달 간은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아는 지난달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상황과 관련해 “자동차 업계 전체가 공급부족 상황에 직면한 것은 맞지만 (기아는) 당장 생상차질이 없게끔 준비해뒀다”며 “지난해 반도체 공급 상황이 원활치 않은 것을 인지했고 10월부터 전체 품목에 대한 집중관리를 시작해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이 없게끔 준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美·日·獨, 대만 정부에 반도체 증산 요청
IHS마킷의 추산을 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자동차 생산은 예상보다 67만2000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스는 지금까지 자동차업계가 실제 감축한 규모는 56만4000대이며, 올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은 총 96만4000대라고 분석했다.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올해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 정부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TSMC가 있는 대만 측에 이례적으로 반도체 증산을 요청했다. 대만 정부는 이번주 말께 미국 측과 화상회의를 열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에 대해 논의할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 미시건주,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위스콘신주,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주요 자동차 생산기지에 속한 상원의원 15명은 최근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과 관련해 정부와 업계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관련 산업 생태계는 다소 미비하다”며 “정책지원과 완성차·반도체업계 협업 등을 통해 종합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