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외교장관회담 개최…中 "남북·북미 정상회담 지지"

리용호-왕이 회담…북중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만
리용호 "북중 전통우호관계 개선 및 발전시켜야"
왕이, 보아오포럼 기자회견 시간 바꿔 리용호 만나
  • 등록 2018-04-03 오후 10:17:10

    수정 2018-04-03 오후 10:17:10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북한과 중국이 지난주 정상회담을 연 데 이어 이번엔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이달 남북정상회담과 다음 달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관계가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오후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양측의 주요 관심사와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왕 위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성공적인 방문을 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 위원장과 북중 관계 발전 및 한반도 핵 문제의 평화적 추진에 대해 중대한 인식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중 전통 우의를 유지하고 발전하는 것은 양국 및 지역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양국 외교 부문은 각급 교류를 강화하고 양국 최고 지도자의 회담 성과를 조속히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위원은 특히 “중국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입장과 한반도 정세 완화에 기울인 노력에 찬성하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지지한다”며 “중국은 대화와 담판을 촉구하며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과 평화 메커니즘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리 외무상은 “양국 지도자의 성공적 베이징 회동은 관계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며 “북한은 중국과 함께 양측 지도자의 공동 인식을 잘 실천하고 고위급 상호 방문과 각 급별 외교 소통을 강화해 북중 전통 우호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답했다.

또 그는 “양국 최고지도자의 회담이 가리킨 방향에 따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국과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경유하는 비행편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5일 오전 1시까지 중국에 머물 계획이다.

당초 왕 위원은 이날 오후 3시께 보아오포럼 내외신 기자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자설명회 일정을 갑작스럽게 오전 9시로 앞당겼다. 리 외무상이 베이징에 온 만큼, 북중 외교장관 회동을 하기 위해 기자설명회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번에 개최되는 보아오포럼은 중국 정부가 각별히 신경 쓰는 행사다.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 주석이 개막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데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중국은 보아오포럼을 통해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에 맞서겠다는 메시지를 알리려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왕 위원 기자설명회의 시간을 조절한 것은 그만큼 북한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는 중국의 속내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북중간 인적교류도 재개되고 있다. 고려항공은 기존 주 3회 운항하던 베이징-평양 노선을 이달부터 주 5회로 늘렸다. 겨울이 지나고 성수기를 맞아 증편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관계 개선에 따른 움직임이란 해석도 나온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중국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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