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5000억원의 자금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김 부위원장은 “증권유관기관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운용하겠다”며 “당초 올해 2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규모를 올해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대해 11월 초부터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금감원도 유광렬 수석부원장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은 24시간 비상대응체계 가동,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 재점검과 불법 공매도, 허위사실 유포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엄정 대처 방침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코스피 지수는 2016년 12월 7일 이후 22개월만에 처음으로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 거래일 대비 1.53% 내린 1996.05로 마감하며 최저점을 경신했다.
이와 관련, 시장은 정부가 안이한 상황 인식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증시 개입에 대해 언급하긴 했지만 옛날 같으면 이 정도까지 떨어졌으면 비상상황인데 현실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금감원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데 그친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는 과거처럼 시장에 강제하는 대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11월초에 집행할 예정이니까 기관은 한국 시장을 믿고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예전처럼 안정화 대책을 할 수 있는 상황은 더 이상 아니다.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5000억원은 정부 입장에서 최대한 끌어 모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이 정도면 최대한 수준의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타이밍도 나쁘지 않았다”며 “2000선이 무너지고 있지만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저점 근처에 다가가는 시점에서 시장 안정화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