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김, 한국계 첫 상원의원 당선…“재미교포 역사 120년만의 기회"

뉴저지주 처음 발딛은 곳에서 승리 연설
"美 6억명 중 2000명만 가졌던 영광…겸손히 일할 것"
"부모가 주신 기회·확신 희망 자녀 세대에 물려줄 것"
美언론 "동부선 아시아계 최초, 의미 있는 이정표"
  • 등록 2024-11-06 오후 6:50:06

    수정 2024-11-06 오후 9:41:1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직 역사에 쓰이지 않은 (새로운) 장(章)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42·뉴저지) 연방 하원의원은 5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체리힐의 더블트리호텔에서 가진 승리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역사적으로 미국인으로 불린 약 6억명 가운데 약 2000명만이 이 일을 맡을 영광을 얻었다. (나는) 재미교포 역사 120여년 만에 이러한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겸손함을 갖고 (연방) 상원의원직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인 앤디 김이 5일(현지시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뒤 축하를 받으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캡처)


미국에서 연방 상원의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총 435명인 연방 하원의원과 달리 100명에 불과하며, 관료 임명 동의, 파병, 외국과의 조약 체결 등 국가적 사안을 다룬다. 그동안 연방 하원의원으로는 1993~1999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세 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85) 전 의원을 시작으로 한국계 의원이 종종 나왔으나, 연방 상원의원에 이름을 올린 건 김 의원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던 ‘저지 키즈’로서 진심을 담아 말씀드린다. 내가 여러분의 다음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다”라며 승리를 만끽했다. 그는 “부모님과 아내인 카미 (라이)의 끊임없는 지원에 감사를 드린다. 나와 같은 한 소년에게 꿈을 꿀 기회를 준 뉴저지주에도 감사드린다”며 밝힌 뒤, 단상에 오른 두 아들을 향해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길 바란다며 웃었다.

김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기자회견장을 선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자신이 한국계이면서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그는 “이 호텔은 내가 37년 전 다섯 살에 가족들과 처음 뉴저지로 이주했을 때 몇 주 동안 머물렀던 곳이다. (이민자 가족으로서) 아메리칸 드림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 곳”이라며 “오늘 밤 이 호텔에, 이 자리에 (정말로) 서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 시작했던 곳에서 연방 상원의원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미국의 위대함은 우리가 이 나라에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돌려주는 것이다. 내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 이 호텔에 처음 왔을 때 부모님이 (나에게) 주신 것과 똑같은 기회와 확신에 대한 희망을 두 자녀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 전역의 아시아계 커뮤니티와 관련해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지만 압박감은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자녀들이 자라날 세상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내가 아니라 미국에서의 지금 이 순간이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김 의원이 전국적으로 처음 이름을 알린 건 2021년 1·6 국회의사당 난입사태 다음 날 새벽 의사당에서 홀로 쓰레기를 치우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급속 확산하면서부터다. 지난 8월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연사로 초청돼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와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뉴저지주의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밥 메넨데스가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지난해 9월 검찰에 기소되자마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김 의원은 필 머피 뉴저지주 주지사의 아내인 태미 머피(58) 여사와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 민주당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하지만 머피 여사가 지난 3월 경쟁을 포기하면서 김 의원이 올해 6월 뉴저지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최종 후보자로 낙점됐다.

김 의원은 이날 개표가 76% 완료된 상황에서 53.5% 득표율로 44.3%에 그친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다만 뉴저지주는 1972년 이후 52년 동안 단 한 번도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곳이어서 김 의원의 당선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현지 매체들은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 언론들은 “김 의원은 사상 첫 한국계 미국인, 그리고 세 번째로 어린 연방 상원의원이 됐다”며 “매우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뉴저지 현지 매체는 “미 동부 지역 전체를 통틀어서도 아시아계로는 첫 연방 상원의원이 탄생한 것”이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머피 주지사가 상원의원 선거를 인증하고 승자를 공식 지명하면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저지주 상원의원은 공석으로, 내년 1월 3월까지인 메넨데스 전 의원의 잔여 임기를 채우기 위해 머피 주지사의 수석 보좌관이었던 조지 헬미가 대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는 2022년 나란히 재선에 성공한 영 김(공화), 미셸 박 스틸(공화), 메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 의원 등 ‘한국계 여성 의원 3인방’도 연방 하원의원에 재출마해 3선 수성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상원의원 출신인 데이브 민(민주)은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MAMA 여신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