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고개 숙였지만…의혹 남긴 신천지(종합)

신천지, 2일 가평서 이만희 총회장 기자회견 열어
이 총회장, 정부당국에 감사와 어려움 토로
이 총회장 코로나19 검사지 공개…음성 판정
"한 공간 많은 사람이 예배해 퍼진 것으로 추정"
  • 등록 2020-03-02 오후 7:20:45

    수정 2020-03-02 오후 7:20:45

[가평=이데일리 손의연 공지유 기자]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사죄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확산의 ‘주범’으로 신천지가 비난을 받는 점이 억울한 듯 중간 중간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한편 신천지 측은 정부에 신도 명단을 있는 그대로 제출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감염증이 어떻게 신도들 사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퍼졌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관계자를 통해 질문을 전해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만희 “우리 잘못 알아” 취재진에 역정내기도

이 총회장은 2일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신천지 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태를 막기 위해 우리 힘이 닿는 데까지 정부에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며 “이러한 일들이 있으리라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회색 정장에 노란색 넥타이를 하고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두 번에 걸쳐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절을 하기도 했다.

이 총회장은 “개인의 일이기 이전에 이것은 재앙이며 이걸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다 같은 마음일 것으로 안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우리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데 정부 당국이 우리 교회를 위해서 노력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천지를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교회를 다 폐쇄해 협조하기가 힘들다는 심경도 내비쳤다. 그는 “교회, 장소를 막고 모임도 피하고 중지한 상태라 모여 대화하지 못해 상황이 어렵다”라면서 “사람이 있어야 일도 하고 활동도 하는데 전부 다 나가지 못해 이 지경이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조용합시다”라며 역정을 내기도 했다. 약 12분의 기자회견을 마친 이후 연수원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다른 신도는 보건소에서, 이만희는 사설기관에서 검사 “의문”

이 총회장이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회장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바로 알아듣지 못하고 옆에 배석한 다른 관계자가 큰 소리로 질문을 전달해주자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음성인지 난 잘 모른다. 음성이라 그러면 음성인 줄 안다”고 답했다.

이 총회장의 답변 직후 신천지 관계자는 이 총회장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현장에서 검사결과지를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 총회장이 지난달 29일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2일 검사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 총회장은 선별 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해 받았다”면서 “사적으로 검사를 받은 점에 의혹이 있을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선 추가 검토를 고민해보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총회장은 지난달 17일 이후 가평 신천지 연수원에서 계속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회장이 “한 군데 머물 수 없고 왔다갔다 해야 한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신천지 관계자가 “17일에 왔다고 하세요”라고 귀띔했다. 이후 신천지 측은 “코로나19 검사 외 이 총회장이 대부분 시간을 이곳에서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신도수 차이·명단 허위 제출 의혹 해명…대량 확산 원인은 글쎄

이날 신천지는 그간 의혹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앞서 신천지가 정부 및 지자체에 제출한 신도 수가 다르다는 의혹과 교육생 명단 허위 제출 의혹 등이다.

신천지 측은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가 요구하는 신도 명단을 틀림 없이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질본과 지자체의 요구에 맞추다 보니 신도가 참석한 예배나 신도의 주소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며 “국내 교육생과 해외 교육생 6만5157명 명단을 제출했지만 교육생은 정식 신도가 아니므로 정보가 미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는 정부에 최대한 인적, 물적 지원을 하겠다 했지만 교회 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던 원인에 대해선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중국에선 선교를 할 수 없고 우한엔 중국 국적 356명, 라오스 국적 1명 등 총 357명의 신도가 있다”며 “출입국한 신도를 파악할 수 있는 행정력이 현재 없으며 해외 성도 명단까지 제공했기 때문에 정부가 해결해 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신천지 교회 관련 모든 장소가 폐쇄돼 있고 교인 소수가 방역당국에 최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나머지 업무는 정부당국에 맡겨야 한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감염병과 연관이 있는지 확인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신천지 관계자는 대량확산의 원인이 무엇으로 보냐는 질문에 “질본에 신도의 이동 동선을 제공했고 질본이 역학조사 중”이라면서 “한 공간 많은 사람이 예배드리기 때문에 주위에 있던 사람에게 퍼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다른 교회도 그것은 마찬가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뾰족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 서울시가 이만희 총회장과 신천지 12개 지파 지파장들을 살인죄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언론을 통해서만 접했다”며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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