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금소법)’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이용법(특금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이 법안들은 정식 법으로 효력을 갖게 된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금소법안과 특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이 법안은 5일 오후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된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의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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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은 2011년 발의된 이후 무려 14개의 제정안이 발의됐지만 이중 9건이 기한 만료로 폐기되며 매번 법제화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 해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가 그 필요성이 재차 부각됐다.
이번에 법사위를 통과한 금소법안은 금융사가 파는 모든 금융상품에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불공정 행위 금지 △부당 권유 금지 △허위·과장 광고 금지를 포함해 6개 판매 규제를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적합성 원칙은 소비자의 재산이나 상품 가입경험 등을 고려해 부적합한 금융상품을 권유하지 못하게 한다. 현재는 펀드나 변액보험에만 적용된다. 적정성 원칙은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상품이 재산·투자 경험 등에 견줘 적정하지 않으면 금융회사가 이를 소비자에게 고지하고 확인해야 하는 의무인데 파생상품에만 적용된다.
금소법이 본회의를 통과해 정식 발효되면 일반 예금은 물론 보험, 대출상품을 팔 때도 적합성과 적정성 원칙을 지켜야 한다. 판매사가 이를 어기면 소비자들은 계약 후 최대 5년까지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고, 금융당국 역시 금융사에 수입의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5년 이내 ‘위법 계약 해지 요구권’ 도입은 은행들이 투자상품 판매에 보수적으로 변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에 법사위 소속인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촘촘한 규제를 하자는 좋은 취지에 공감하지만 5년간 계약해지기간을 부여한다는 것은 시장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염려도 있다”면서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생기지 않게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고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번에 법사위를 통과한 ‘특금법’은 암호화폐 사업자가 금융정보분석원에 사업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 신고를 통해 이 사업자가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게 되는 만큼, 암호화폐 업계도 제도권 영역에 들어오도록 하는 게 이 법안의 취지다. 또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사용, 고객 확인의무 등도 포함했다.
올 2분기께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가 회원국들에 가상화폐 자금세탁방지 이행 점검을 실시하는 만큼, 이번 법안은 금융당국으로서도 서둘러야 하는 과제였다.아울러 이번 특금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 정책도 본격적인 논의 물살을 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