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靑집무실에 내걸린 백범 김구 친필휘호에 마음을 뺏기다

1일 靑수보회의에 앞서 김구 선생 존영·글씨 화제
文대통령 회의 시작 전 감상하면서 관심 표현
  • 등록 2018-10-01 오후 6:30:14

    수정 2018-10-01 오후 6:30:14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다 복도에 새로 걸린 백범 김구 선생 초상과 김구 선생이 직접 쓴 글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내리는 벌판 한 가운데를 걸을 때라도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어지럽게 걷지 말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걸어간 이 발자국들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大韓民國三十年十月二十六日七十三歲白凡金九(대한민국 30년 10월 26일 73세 백범 김구)




문재인 대통령의 집무실이 위치한 청와대 여민관 복도에 백범 김구 선생의 존영과 친필 휘호가 내걸렸다.

1일 오후 2시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앞두고 언론에 처음 공개되면서 청와대 참모진들 사이에서 적잖은 화제를 모았다. 회의 시작에 앞서 신동호 연설비서관, 김현철 경제보좌관,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현철 보좌관은 검은 바탕 캔버스에 쌀알로 그린 김구 선생의 초상화를 바라보면서 “쌀알로 그린 거다. 원래는 호랑이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최근에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구 선생의 초상화는 이동재 작가의 작품이다. 조소를 전공한 이동재 작가는 2002년 농산물을 주제로 한 전시에 참여한 이후 쌀을 비롯한 콩, 팥 등 다양한 곡식을 이용하여 유명한 인사들의 초상을 제작했다.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라는 서산대사의 시를 김구 선생이 친필로 옮긴 것으로 유가족이 기증했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 입장 전에 복도에 걸린 김구 선생의 친필 액자를 보면서 “저 글씨는 마곡사에 걸려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곁에 있던 김의겸 대변인은 “낙관에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써져 있는 것을 보면 돌아가시기 직전에 쓰신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유명한 서산 대사의 글입니다. ‘눈밭에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이 발자국들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된다’ 그런 뜻”이라면서 “그 정도는 다 외우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주변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한편 김구 선생은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일본인 장교를 죽이고 인천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했다. 탈옥한 뒤 승려로 위장해 마곡사에 은거하는 동안 하은 스님의 상좌가 되어 원종이라는 법명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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