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반도체 산업 부문에서 SK하이닉스가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 계약학과 경쟁률도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계의 판도 변화가 입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사진=뉴시스) |
|
7일 이데일리가 종로학원으로부터 입수한 ‘2025학년도 대기업 계약학과 수시 지원 결과’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계약학과 3곳은 올해 수시모집에서 72명 모집에 2027명이 지원, 28.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4학년도 수시모집(1445명)보다 지원자 수가 582명, 40.3%나 늘면서 나타난 결과다. 반면 삼성전자 계약학과 9곳은 315명 모집에 7474명이 지원, 23.73대 1로 SK 계약학과보다 경쟁률이 낮았다.
반도체 부문에서 SK 계약학과가 삼성전자 계약학과를 누른 것은 2023학년도 이래 올해 수시가 처음이다.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삼성전자 계약학과 평균 경쟁률이 22.2대 1로 SK(20.07대 1)를 앞섰다. 2023학년도 수시에서도 양쪽의 경쟁률은 각각 22.13대 1, 20.17대 1로 삼성전자 계약학과가 더 높았다.
2025학년도 수시에서 학과별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울산과기원 반도체공학과로 61.91대 1이었다. 이어 SK 계약학과인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가 38.05대 1로 그 뒤를 이었다.
계약학과 제도는 산업 수요를 반영한 대학 교육을 위해 2003년 도입됐다. 기업과 대학이 협약을 맺고 산업계 수요를 교육과정에 반영,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제도다. 기업에서 학생 등록금의 최대 50%를 지원하기에 학생들은 저렴한 학비로 대학을 다닐 수 있으며 대부분 졸업 후 채용을 보장받는다.
현재 삼성전자 계약학과는 △연세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고려대(차세대통신학과) △성균관대(반도체시스템공학과·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포항공대(반도체공학과) △대구경북과기원(반도체공학과) △광주과기원(반도체공학과) △경북대(모바일공학전공) 등 9곳에서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 운영 대학은 △고려대(반도체공학과) △서강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한양대(반도체공학과) 등 3곳이다.
삼성전자 계약학과 운영 대학 중에는 지방 소재 대학도 포함돼 있지만 그동안에는 수시 경쟁률에서 SK하이닉스보다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경쟁률이 역전되면서 반도체 업계 판도 변화가 입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올해 들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 누적 영업익(15조3845억원)에서 삼성전자(12조2200억원)를 앞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몇 년 전만 해도 반도체 부문 계약학과에서는 삼성전자가 단연 1위였지만 지금은 입시시장에서 삼성과 SK를 양대 축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이런 경쟁률 변화가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반도체 계약학과 2023~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경쟁률 비교(자료: 종로학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