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불교 아동문학가 초연 박용열 선생이 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 ‘불교 아동문학가’ 박용열 선생 별세(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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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강원도 속초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1998년부터 지병으로 뇌경색을 앓았던 고인은 일상생활이 힘든 정도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병원치료를 받아왔다. 고인의 빈소는 속초보광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10일이다. 국가유공자인 선생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1929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박용열 선생은 한때 승려이자 시인으로, 의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성진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 전쟁 당시 1·4 후퇴 때 월남했다. 백골부대 수색대에 입대해 복무하던 중 고성 남강 전투에서 직사포를 맞아 폐를 절제하고 발가락을 절단한 상이용사였다.
고인은 1954년 무공훈장을 받고 제대한 후 강원 평창의 월정사에 들어가 탄허 큰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초연이라는 법명 아래 승려로 지냈다. 승려 생활을 하던 195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노을’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1967년에는 의사고시에 합격해 고성 아야진에 신진의원을 개업하고서 진료와 작품 활동을 병행했다. 손자들의 돌 기념으로 ‘아가에게 엄마에게’, ‘할아버지와 손자’ 등의 동시집을 펴냈다.
그는 한국불교아동문학회장을 역임했다. 시비(詩碑)는 오대산 월정사에 세워져 있다. 탄허스님 탄생 100주년이던 2013년 시집 ‘오대산 가는 길’을 내는 등 문예 활동이 활발했다. 1979년 한국동시문학상, 1985년 동시집 ‘고요’로 한국불교아동문학상을 받았다.
시비에는 그가 탄허스님을 그리며 쓴 시 ‘오대산 가는 길’과 대표작 ‘노을’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