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북 구미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당초 할머니로 알려졌던 석모(49) 씨가 친모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 구미 3세 여아 친모 석모씨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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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제1형사항소부(부장판사 이상균)는 15일 미성년자약취 등 혐의로 기소된 석씨의 파기환송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개된 유전자(DNA) 검사 결과에 따르면 숨진 A양은 석씨와 친자 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유전자 검사는 다섯 번째 진행된 것으로 지난달 18일 진행된 것으로 재판부와 석씨의 요청에 따라 실시하게 됐다.
석씨의 첫째딸 B씨가 당초 A양의 친모로 알려졌지만 DNA상 친언니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둘째딸 C씨도 검사에 이번 검사에 참여했지만, 이들은 모두 A양과 친자 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석씨가 한 네 번의 유전자 검사에서도 C씨가 아닌 석씨가 A양과 친자 관계라는 결과가 동일하게 도출됐다.
석씨는 2018년 3월 말∼4월 초 사이 경북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친딸 B씨가 낳은 여아를 자신이 출산한 아이와 몰래 바꿔치기해 어딘가에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3세 여아의 사망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2월 9일 B씨가 살던 빌라에서 아이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려고 한 혐의도 있다.
| 석모씨 첫째 딸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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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씨는 법정에서 출산 사실을 부인했으나 1심과 2심은 유전자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석씨와 숨진 아이 사이에 친모·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기 바꿔치기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2부는 지난 6월 상고심에서 “아이 바꿔치기 범행이 입증되지 않아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석씨 측 변호사는 “해외기관에 검사를 의뢰했으면 좋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고, 재판부도 석씨와 첫째 딸 김씨, 둘째 딸 B씨에 대한 추가 유전자 검사를 제안했다.
이번 결과를 통해 석씨가 A양의 친모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되면서 남은 재판 과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제로는 동생이었던 아기를 자신이 낳은 딸로 알고 키우다 방치해 숨지게 한 석씨의 딸 B씨는 2심까지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