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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들 법인세 납부액 늘어
3일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법인 540개사(금융업 제외, 연결 기준)의 ‘2018사업연도 결산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 1894조6700억원, 영업이익 157조6800억원으로 전년대비 4.76%, 0.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였던 2017사업연도의 매출·영업이익을 한 해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6.72% 감소한 107조9500억원에 그쳤다.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의 법인세, 이자비용 등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이익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2조원에 육박하는 포스코의 손실도 상장사 순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주요 배경이 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된 데다, 정부가 법인세 납부액 과세표준 3000억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면서 법인세 부담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상승에 이자비용 부담도 커져
전반적인 금리 상승기조로 인해 기업들의 영업외 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자비용이 대폭 늘어난 것도 순이익 감소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회사채(AA-, 3년 기준) 수익률은 2.65%로 전년(2.32%)대비 0.33%포인트 상승하는 등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회사채 발행잔액은 253조7000억원(2018년말 기준) 수준이다.
새 외부감사법 도입으로 엄격해진 회계감사 환경이 당기순이익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807억원을 발표했다가 정정 공시를 통해 1430억원으로 수정한 오리온홀딩스(001800)가 대표적이다. 당시 회사 측은 “외부감사에 따른 금액 정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계업계 관계자는 “외감법 도입으로 피감사인도 회계부실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 기업들이 (자산평가 등을) 보수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객관적으로 측정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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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의 영업이익도 삼성전자(005930)를 빼놓고 보면 감소세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 매출 중 12.8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전체 매출액은 1650조8900억원으로 전년보다 5.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8조8000억원으로 4.57% 줄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삼성전자가 있고(8.32%) 없고(5.98%)에 따라 2.34%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이익도 63조6100억원으로 13.51% 줄어 삼성전자를 포함했을 경우보다 감소율이 두 배 가량 커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라며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경기가 둔화되고 미·무역 분쟁의 불확실성 여파로 기업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법인 911곳의 2018사업연도 매출액(연결 기준)은 169조1044억원으로 전년대비 4.6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조4300억원, 4조3100억원으로 전년대비 11.58%, 8,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